(아주경제 이기주 기자) "은행계 보험사의 공습이 시작됐습니다."
한 외국계 보험사의 임원은 최근 보험업계의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은행계 보험사들이 생보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은행계 보험사들은 지주사와의 시너지 효과, 판매채널 다각화 등 저마다 장점을 내세우며 보험권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26일 보헙업계에 따르면 신한생명의 2009 회계연도 3분기(2009년 4~12월)까지 월납 초회 보험료는 653억원으로 ING생명을 따돌리고 업계 4위를 기록했다.
초회 보험료는 신규 계약 체결 후 가입자가 처음 납입한 보험료의 총액이다. 초회 보험료가 많을수록 해당 보험사의 최근 실적이 좋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생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요 외국계 생보사들의 시장점유율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반면 신한생명은 신한금융지주 계열사 간의 시너지 효과를 앞세워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간 경영난을 겪어 온 금호생명도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최익종 금호생명 신임 사장은 지난달 취임식에서 "산업은행 계열사로 새출발하는 것을 계기로 5월말 사명을 KDB생명보험으로 변경하고, 오는 2012년에는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보험업계 '태풍의 눈'은 농협보험이다.
현재 국회 계류 중인 농협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농협보험은 손쉽게 영업망을 확대하며, 단숨에 삼성·대한·교보생명 등 이른바 '빅3'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 전망이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농협이 지난해 공제사업을 통해 거둔 보험료 수입은 총 8조1000억원으로 국내 생명보험시장에서 9.5%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농협 공제사업 부문의 총자산은 지난해 기준 27조8000억원으로 생명보험업계 4위 수준이고 손보업계 1위인 삼성화재보다 4조원 이상 많다.
하반기에는 기업은행 계열의 신생 보험사인 IBK연금보험이 설립된다. 이에 따라 은행계 중소보험사들 간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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