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금) 동양그룹 신사업 출발부터 '삐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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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4-3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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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병용ㆍ이정화ㆍ감혜림 기자) 동양생명 상장으로 4000여억원 규모의 실탄을 확보한 동양그룹. 최근 자원개발업체인 골든오일를 우회상장으로 취득하며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동양매직이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에 실패한 데 이어, 골든오일 역시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 동양그룹의 신사업 추진이 난항을 겪고 있다. 

◆리스크 높은 자원개발사업

동양그룹은 지난 1일 계열사인 동양시멘트와 유전개발업체인 골든오일의 합병을 통해 해외자원개발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동양그룹은 이미 2008년 5월 골든오일의 전환사채를 인수,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 바 있다.

회사측은 고부가가치 산업인 유전 개발 사업 진출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국제 유가 변동에 따른 원가 불안정성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골든오일은 캐나다ㆍ콜롬비아ㆍ페루ㆍ아르헨티나 등에 8개의 광구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04년 매입해 원유를 생산 중인 아르헨티나 엘비날라르(El Vinalar) 광구를 제외하면 모두 탐사 및 개발 단계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생산 단계에 이르기까지 대규모 자본을 지속적으로 투입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전문기술 및 인력 확보에도 상당한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박성규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평가 1실)은  "해외 자원개발사업은 탐사부터 투자비용 회수까지 3~10년이 걸리는 '고위험 고수익(High Risk-High Return)' 사업으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골든오일은 석유개발 경험이 부족하고 채산성이 높은 광구를 확보하지 못해 최근 3년간 연평균 매출액이 41억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총수입에서 세전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 '에비타 마진(EBITDA Margin)'은 -56.1%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추진 방식에 따라 대규모 외부 차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과연 그룹 차원에서 수익이 발생할 때까지 추가 투자여력이 있는 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충분한 자금 마련했나

이런 시장의 우려는 그룹의 실질적 지주사인 동양메이저의 부진한 실적 때문이다.

동양메이저는 지난해 영업손실 88억원을 기록해 전년(154억원) 대비 49%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동양메이저는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약정(MOU)를 체결하고 자구노력을 펼치고 있는 상태다.

때문에 동양그룹은 동양생명 상장으로 마련한 자금 중 상당부분을 그룹 재무구조개선에 사용해야한다. 이는 신사업 추진 동력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실제로 그룹 차원에서 추진된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본입찰에서 경쟁사들에 비해 낮은 가격을 제시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대우일렉트로닉스의 글로벌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진출을 노렸던 동양매직의 전략도 물거품이 됐다. 현재현 회장의 맏딸인 현정담 상무보가 전면에 나서며 의욕적인 행보를 보였던 동양매직으로서는 뼈아픈 일이다.

동양매직이 제시한 금액은 약 2700억원 선이다. 반면 중동 최대 가전업체인 엔텍코프는 5700억원으로 가장 높은 가격을 써냈고, 유럽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는 45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동양매직이 경쟁들에 비해 자금 동원력이 부족해 이번 입찰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고 "그룹 재무구조 개선으로 인해 과감한 신규 투자를 단행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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