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미경 기자) 최근 경제지표의 회복신호로 철광석, 유연탄, 구리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실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올 하반기 기업의 출구전략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수입업협회에서 최근 지난 3월 원자재 수입가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철광석, 유연탄 등 기초원료 가격이 급등한 철강재가 11.42%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달러화 약세와 공급차질 우려속에 강세를 보인 비철금속이 9.11%, 국제 유가 강세 영향을 받은 유화원료가 8.12%로 뒤를 이어 상승세를 보였다.
이 외에도 유ㆍ무기원료는 4.56%, 광산품은 4.09%, 농산품은 1.08%, 섬유원료는 0.41% 등 전 부문에서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전 세계 오일 메이저업체들이 유전·가스전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유조선이나 해양설비 발주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또 원자재 가격 급등은 원자재를 운반하는 벌크선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랜기간 동안 침체기에 빠져있던 조선업계에 확실한 회복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석유화학업체들도 제품가격 상승으로 마진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화학 업종은 올 하반기에도 원자재 가격 상승과 맞물려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구리와 아연 등의 원자재값 급등으로 합금소재 제작 업체, 스테인리스 제품 생산업체 등의 비철금속 기업들의 수익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그러나 산업계 일각에서는 원자재가격 급등으로 인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해외로부터 수입하는 원자재 비중이 무려 62%에 달하기 때문에 원자재가격 급등은 경제회복을 가로막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원자재값 급등은 고스란히 제품가격의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철강업계에서는 최근 제품 가격 인상안을 잇따라 발표하기 시작했다.
포스코는 최근 열연ㆍ냉연강판, 후판, 선재 등 강종에 따라 최대 25%까지 가격을 인상하는 안을 발표했다. 현대제철은 철근 가격 4만원 추가 인상은 물론 H형강 4만원 인상 등 가격을 대폭 인상할 것으로 밝혔다.
한 전문가는 "철강업계의 가격 인상은 수요업체들의 원가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며 "철근을 사용하는 건설업계와 조선업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철광석 가격 상승이 철강업체들의 후판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게 되면 조선업계에 타격이 가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선박 건조 단가에서 후판(두께 6㎜ 이상 강판)이 차지하는 비율이 20%에 이르고 엔진 등 철로 만들어지는 부품이 많기 때문에 철강제품의 상승은 치명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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