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대표적인 경제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27일(현지시간) "그리스의 재정위기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자신이 운영하는 RGE 모니터웸사이트에 "그리스의 재정위기는 많은 선진국의 국가채무 위기 중 빙산의 일각"이라며 "현 위기가 미국과 일본 등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채권시장 자경단(Bond-market vigilantes)이 이미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영국, 아일랜드, 아이슬란드를 목표로 삼아 국채 수익률을 높였다"며 "결국 이들은 일본과 미국 등 재정정책이 불안정한 국가도 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권시장 자경단이란 1984년 경제학자 에드워드 야데니가 만든 조어로 채권시장에서 인플레 징후가 나타나거나 중앙은행의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국채의 대량 매도에 나서는 등 영향력을 행사하는 투자자들을 의미한다.
루비니 교수는 또 금융위기에서 교훈을 배우는 데 실패함으로써 더 위험한 위기가 임박한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금융시스템의 감독과 규제를 개선하려는 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으나 금융업계는 위험한 거래를 지속하고 부당한 보너스를 지급하는 한편 규제에 저항하는 로비를 벌이는 등 예전과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루비니 교수는 이어 "부동산과 주식 시장에서 자산 거품이 커지면서 과도한 위험을 떠안으며 부채와 레버리지를 높였다"며 "더욱 더 많은 위기가 발생할 것이라는 신호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으나 사람들은 이런 신호를 간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부터 기업, 금융업계에 이르기까지 경제주체들이 빚에 허덕이면서 전세계 각국 정부들 역시 재정위기에 처해있다고 그는 말했다.
이어 루비니 교수는 "사기업들의 부채비율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난해 실시한 과도한 경기부양책으로 인해 공공기업의 부채는 날이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며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10%를 넘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월 그는 경제전문방송인 CNBC와의 인터뷰에서도 "그리스는 망했다"며 "중국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고 경고한 바 있다.
kirimi99@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