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앞으로 제주 관광은 기존의 관광지 투어에서 벗어나 '올레걷기'등의 체험 관광과 역사적 문화를 공감하는 관광이 돼야 합니다." (제주특별자치도 문화관광교통국 관계자)
제주가 몇 년간 대장금과 올인, 아이리스 등 드라마 촬영지로 인기몰이를 하면서 제주 문화 원형 스토리 발굴과 영상물을 이용한 관광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제주의 역사적 인물 '김만덕'의 일대기를 그린 KBS 드라마 '거상 김만덕'과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이 돋보이는 SBS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가 각각 12%, 18.6%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제주가 문화콘텐츠의 발굴지로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사극과 현대물로 나뉜 이 두 드라마의 가장 큰 특징은 드라마 전 세트장을 제주에 집합시킨 보기드문 사례라는 점과 구수한 사투리를 그대로 일상에 옮겨 놓았다는 점.
김미진 제주대학교 국어문화원 연구원은 "고대 한국의 15~16세기 중엽의 고어가 많이 남아 있는 제주 사투리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제주도가 사투리를 포함한 제주 문화원형 스토리 발굴에 주력하는 점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제주는 올해 제주문화 10대 상징물(한라산·굿· 4.3· 초가·오름 ·해녀· 제주어 등)을 주제로 스토리텔링 전국 공모전을 여는 등 문화콘텐츠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이명도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정책과장은 "문화콘텐츠 시대에 문화 자연유산을 어떻게 관광과 접목시킬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문화콘텐츠를 극화시켜 관광객 유치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도 중요하지만, 제주 관광의 근본적 질을 높이기 위해 제주 문화콘텐츠 발굴 작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사극 드라마는 주변 아시아 국가 등과의 역사적 갈등을 많이 다뤘지만 '거상 김만덕'은 오늘날의 '기부 문화'를 제주의 역사적 인물을 통해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거상 김만덕'의 총 제작비 80억원 중 15억원(세트비 5억원)을 지원했다.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도 3억원을 지원해 제주관련 영상물 지원에 적극적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재 KBS는 '거상 김만덕' 판권과 관련 외국과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리랑 TV 등을 통해 제주관광 홍보를 해 본 제주도 측은 드라마 등을 통한 마케팅 효과가 더 큰 것으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
실제 4월 현재 기준 지난해 보다 관광객은 20% 증가했는데 이는 최근 종영한 '아이리스' 등의 드라마 영향이 있는 것으로 도는 분석했다.
한편 제주도는 지난 2008년 10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영상촬영이 가능한 '바다 스튜디오'를 국비와 지방비 등 150억 원을 투자해 2011년까지 건립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바다 스튜디오가 만들어지면 영화 '타이타닉'의 침몰 장면을 비롯해 파도가 치는 해상 장면 등을 인공적으로 조정해 촬영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바다 스튜디오는 전 세계적으로 멕시코의 '폭스바자(foxbaja)' 스튜디오와 몰타의 'MFS' 스튜디오 두 곳 뿐이다.
김인영 제주도 문화정책과 주무관은 "지난 3월에 기본계획 용역이 끝났고 올해 정부에 국비 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화 실미도의 경우 MFS 스튜디오에서 수중촬영을 했다”며 “5일간 항공 체류비를 포함해 9억원의 제작비가 소요됐는데 제주 바다 스튜디오가 건립되면 제주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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