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분양가상한제 아파트가 이 정도 마감재를 사용한 거면 아주 괜찮은거죠. 고가 아파트도 아닌데요."
최근 방문한 부천지역 분양아파트 모델하우스 현장. 분양가상한제 대상인 이 신규아파트의 마감재에 대해 담당자가 던진 말이다.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에 제기된 품질문제가 현실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실제로 이 아파트는 고급 아파트에서 볼 수 있는 최고급 마감재가 아닌 일반적으로 모델하우스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친환경 소재 벽지 등을 활용했다. 최고가는 아니지만 소비자들에게 반감을 주지 않을 정도라는 얘기다.
이는 건설업체들이 보금자리주택지구 아파트의 품질저하를 우려하는 이유다. 민간택지에 짓는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도 건축비에 맞춰 저가의 마감재를 활용하는데 이보다 더 저렴한 가격의 보금자리주택은 더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전용면적 84㎡가 3.3㎡당 평균 1270만원. 전체 가격은 약 4억원 초반대로 인근 보금자리주택에 비해 1억 가까이 비싼 편이다.
하지만 건물의 질적 문제나 각종 인프라 등은 보금자리주택이 일반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에 비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민간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를 보금자리와 비교하면 우선 공공택지가 아닌 민간택지로 택지비가 비쌀 수 밖에 없다. 반면 교통 등 기존 인프라가 보금자리주택지구에 비해 잘 갖춰져 있다.
지하철 1호선 500m 안에 위치한 데다 복전철이 개통예정이고 외곽순환고속도로가 인접해 있는 등 교통이 편리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보금자리주택지구는 대규모로 기존 그린벨트 지역이다보니 교통 등 기반시설이 미비한 상황이다.
품질 문제는 더 클 수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기존 임대주택도 건축비 산정시 민간아파트 수준 이하로 짓도록 명시하고 있다"며 "보금자리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LH는 정부의 중소기업 제품 구매 확대와 발주공사의 자재 분리 발주의 방침에 따라 보금자리주택에 고품질자재를 선택하는 데 한계를 안고 있다.
그린홈 주택건설도 품질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저렴한 보금자리주택에 그린홈을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건축비 등을 감안한다면 에너지 절약형 제품활용은 일부에 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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