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급속도 조절 절실한 보금자리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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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5-1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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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정부가 보금자리주택을 본격적으로 공급하면서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수요자들의 관심이 온통 보금자리로 쏠리면서 민간분양시장은 말 그대로 초토화됐다. 분양가 할인과 발코니 무료 확장 등을 통해 수요자들을 유인하고 있지만 '백약이 무효'다. 여전히 신규 분양시장은 싸늘하다.

설상가상 주택시장 마저 거래가 뚝 끊기면서 수도권에서도 불꺼진 아파트 단지가 속출하고, 시세가 분양가보다 낮은 이른바 '깡통 아파트'가 쏟아지고 있다.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도 직간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천 옥길, 광명 시흥, 인천 구월 등 보금자리지구 인근서 추진되던 정비사업 가운데 상당수가 사업의 속도를 잃고 있다는 소식이다. 보금자리와 가격경쟁을 하다보니 수익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건설사들이 참여를 꺼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청약 통장 보유자라면 무조건 나서라"고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보금자리주택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서울 강남 등 입지가 뛰어난 곳은 청약자들이 몰리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여건이 뒤떨어지는 지역은 수요자들의 관심도 덜하다. 문제는 앞으로 나올 보금자리주택이 민간아파트와 비교해서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세곡2ㆍ내곡지구는 전용면적 85㎡ 기준으로 주변 시세 보다 2억원 가량 저렴하다. 그러나 경기권으로 가면 사정은 달라진다. 주변 시세와의 차이가 별로 없을 뿐만 아니라 '역전현상'이 벌어진 지구도 나오고 있다.

남양주 진건지구 보금자리주택 분양가는 주변 시세보다 대략 3.3㎡당 100만원 정도 저렴하지만 금융비용 등을 감안할 때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아무리 보금자리라고 하더라도 자칫 미분양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앞으로 나올 보금자리지구는 경기권과 지방에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 강남 같은 핵심 지역은 더 이상 지정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 지방은 아직도 미분양에서 자유롭지 못한 곳이다. 따라서 일각에선 목표(보금자리주택 150만가구 공급) 달성을 위한 '맹목적 정책 시행'은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수요창출이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정책은 오히려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보금자리주택 정책이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공급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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