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경제 위기에 이어 이번 유럽발 충격에도 주요 20개국(G20)이 공동 보조를 잘 맞춤에 따라 전세계 최고 경제협의체(the premier forum)로서 약할을 다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적극적으로 확장적 거시 정책을 펼치기로 합의함으로써 미국발 금융위기를 극복해낸 G20 정상들이 이번에도 국제 공조를 위해 한목소리를 낸다면 위기 확산을 막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G20, 유럽발 충격 잠재울까
재무장관 회의로 출발한 G20은 2008년 리먼 사태 발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자 국제 공조 모색을 위해 정상회의로 확대됐다.
2008년 11월 워싱턴에서 열린 첫 G20 정상회의에서는 실물 경제 활성화를 위해 경기대응적 재정.금융정책 등 거시경제정책 공조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지난해 4월 런던에서 열린 2차 정상회의에서는 2009~2010년간 계획된 재정확대 규모(5억달러)와 경기부양 효과(국내총생산 4%포인트)를 명시하는 등 적극적 노력으로 글로벌 경제 위기 극복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교롭게도 그리스 재정 위기로 촉발된 남부 유럽의 금융 불안 문제도 오는 6월 26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시점과 맞물려 있다.
특히 그리스 등 남부 유럽의 위기는 대규모 국가채무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단기간에 끝날 수 없다는 점에서 5월 19일 G20 재무차관회의, 6월 4일 G20 장관회의 그리고 토론토 정상회의를 거치면서 충격 최소화 방향이 모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에서 그리스 구제금융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나 이를 적극적으로 중재하고 감시할 주체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G20이 그 대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G20은 IMF 등 국제금융기구 개혁을 주도하고 있으며 국제금융시스템 개혁 및 각국 재정 건전화 문제 등도 주요 현안을 다루고 있어 그리스 등의 사태에 대해서도 가장 힘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 글로벌 위기 조율사 입지 확대
우리나라는 지난해 차기 G20 의장국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거시 정책 공조 강화를 강력히 주장하고 솔선수범함으로써 G20 내 입지를 다져왔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세계 주요 국가 가운데 가장 빨리 경제 위기를 극복하면서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여줬으며 올해는 G20 의장국으로서 본격적인 글로벌 위기 조율사 역할을 맡게 됐다.
그리스 사태와 관련해서도 우리나라는 결코 가볍게 보고있지 않다.
우리나라는 지난 3일 캐나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G20 주요 5개국 재무장관과 공동성명을 통해 IMF의 그리스에 대한 특별지원의 신속한 이행을 지지할 것으로 약속한다면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재정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주도로 이번 성명을 발표했다."라면서 "이를 통해 G20의 그리스에 대한 확고한 지원의지를 강조함으로써 시장의 신뢰회복에 기여하는 한편 세계경제 최고 협력체로서 G20의 위상을 한층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나라는 오는 6월 부산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그리스 등 남부 유럽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면서 국제 공조의 필요성을 역설할 예정이며 이를 바탕으로 토론토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이 한목소리를 내는 발판을 만든다는 복안이다.
만일 남부 유럽 문제가 6월 이후에도 지속될 경우 11월 서울 정상회의까지 해결점을 모색하면서 다양한 확산 방지 방안이 제시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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