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성 기자) “자연과 인간에 대한 사랑은 대상을 주도하거나 변형시키는 것이 아닌 그 나름의 질서와 체계를 존중하고 보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개인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말이다. 구 회장의 자연사랑은 유별나다. 그는 여의도 LG트윈빌딩 회장실에 망원경을 두고, 겨울철이면 여의도 밤섬에 날아드는 철새들을 관찰하기를 즐긴다.
구본무 회장은 LG 그린비즈니스의 중심축이다. | ||
지난해 3월 18일 열린 'LG 연구개발성과보고회'에서 구본무 LG 회장이 LG전자의 태양전지모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
조류에 대한 그의 특별한 사랑은 2000년 12월 국내 최초로 그림으로 된 조류도감 ‘한국의 새’를 발간한 것에서 잘 나타난다.
구 회장의 자연사랑이 LG그룹의 그린경영의 밑바탕을 이룬다. LG그룹의 그린경영은 규모와 속도면에서 여타 그룹에 비해 크게 앞서는데, 이는 이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구 회장의 ‘자연사랑’과 뗄 수 없는 관계에서 나온다는 평가다.
올해 LG가 발표한 ‘그린 2020’ 전략에는 20조원이 넘는 투자가 예정돼 있다. LG는 그린경영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겠다는 방침으로 그룹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LG가 내세운 그린경영 3대 투자 전략은 ▲그린 사업장 조성 ▲그린 신제품 확대 ▲그린 신사업 강화이다.
우선 LG는 2020년까지 그린 신제품 개발 및 신사업 발굴 등 그린사업 R&D에 10조원을 투자한다. 또 제조공정의 그린화 및 그린 신사업 설비 구축 등 관련 설비투자에 1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대단위 투자와 더불어 LG는 이미 구체적인 자연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LG가 산성비 등으로 척박해진 도심숲의 ‘흙살리기’에 나선 것은 그 일환이다. LG는 지난 달 서울시 도봉구 소재 초안산근린공원 40ha 숲에 칼슘과 마그네슘 등이 포함된 136톤의 토양중화제를 뿌려 지력을 회복시키고 건강한 산림으로 되살리는 ‘산림회복사업’을 전개했다.
LG의 ‘산림회복사업’은 지난 1999년 여수시 영취산에서 시작해 안산 안양 인천 서울 등 5개 지자체의 14개 지역에서 총 8억원을 들여 지금까지 진행돼 왔다.
마침 올해는 구본무 LG 회장이 취임한 지 15주년이 되는 해다. 구 회장은 지난 1995년 회장으로 취임해 ‘럭키금성’을 ‘LG’로 그룹으로 CI를 개정하고 새로운 브랜드로 LG호를 발전시켰다.
구 회장은 취임 이후 양대 주력사업인 전자와 화학부문을 글로벌기업으로 육성해 당시 매출 30조원대에서 125조원대의 그룹으로 성장시켰다.
취임 15년을 맞은 구 회장이 LG의 미래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그린비즈니스이다. 태양전지, LED,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의 신사업이 그린비즈니스의 핵심이다.
구 회장은 이들 신사업의 R&D 역량 강화를 강조하면서 대대적인 투자를 공언했다. 계열사별로 효율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시너지를 창출하자는 것이다.
태양전지의 경우 LG화학은 폴리실리콘 등 핵심소재 개발에, LG전자는 셀 효율 및 생산수율 개선에 각각 R&D를 집중키로 했다. 또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효율성이 높은 박막형 방식의 태양전지 개발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차세대조명에서는 전력소비량이 적고 수명이 길어 친환경조명으로 각광받고 있는 LED조명의 제품 라인업 강화 및 LED칩 등의 핵심부품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 LED에 이은 새로운 조명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OLED조명의 상용화에 대응한 소재 개발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LED부품은 LG이노텍이, 조명시스템은 LG전자가, OLED조명용 소재 개발은 LG화학이 추진한다.
총합공조에서는 LG전자가 에어컨-홈네트워크-빌딩관리솔루션 등을 연결해 ‘2012년 글로벌 톱 총합공조업체’로 도약한다는 방침 하에 올해에는 대형빌딩 공조시장 진입을 위한 냉각기 고효율화 기술 개발과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공조기술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차세대전지분야는 LG화학이 휴대폰 및 노트북 등에 사용되는 소형전지는 저가격∙고용량의 전극 신소재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구본무 회장은 “미래 고객에게 탁월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LG만의 차별화된 원천기술 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azyhand@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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