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의 신 성장동력 ‘바링허우(80後•80년대 태어난 세대)’의 ‘행복지수’가 현격히 떨어지고 있다.
부모 세대는 누리기 힘들었던 풍족한 환경에서 자란 ‘행운아’들이 심한 스트레스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2010년 2월초, 광저우일보(廣州日報)가 실시한 ‘바링허우 생활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바링허우가 생활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 정도는 치링허우(70後•70년대 태어난 세대)보다 심하다. 또 다른 통계에 따르면 중국 대도시에 거주하는 76%의 바링허우가 건강 상 문제를 안고 있으며, 그 중 60%가 과도한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 신(新) 노예계층 바링허우
팡누(房奴•집의 노예), 카누(卡奴•카드의 노예), 처누(車奴•차의 노예), 하이누(孩奴•자녀의 노예), 쩡누(證奴•자격증의 노예) 등 바링허우를 가리키는 유행어는 그들의 삶이 얼마나 고된 지 잘 보여준다.
집안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최상의 교육을 받은 이들은 사회에 진출, 각계 각층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성한 베이징, 상하이 등지의 대도시 생활은 지나 친 스트레스를 동반하고 있다.
얼마 전 중국 CCTV에서 방영된 드라마 ‘워쥐(蝸居•달팽이집)’는 이들 바링허우의 삶을 여실히 반영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대도시에서 내 집을 갖기 위해 애쓰는 젊은 세대의 고통을 현실감 있게 묘사했기 때문이다.
바링허우 가운데서도 대학 졸업 후 취업에 실패,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이주(蟻族•개미족)’ 는 중국판 ‘88만원’세대라고 할 수 있다. 집을 구하지 못해 대도리 변두리 지역에 모여 사는 이들이 사는 좁고 누추한 집을 중국에서는 ‘워쥐(蝸居•달팽이집)’라고 부르기도 한다.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은 10일 대도시의 답답한 생활을 견디지 못한 바링허우가 하나 둘씩 대도시를 떠나고 있다고 보도 했다.
또한 특히 최근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조화로운 경제발전’ 이념에 따라 지방 도시가 발전하면서 바링허우 의 ‘귀향(歸鄕)’ 발걸음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 신(新) 귀족계층 바링허우
반면, 최근 몇 년 중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푸얼다이(富二代ㆍ부를 물려받은 갑부2세)’라는 단어는 바링허우 세대의 또 다른 아픔을 반영한다. 부모 세대에 쌓은 재산을 물려받아 부귀영화를 누려온 푸얼다이가 건전한 삶을 영위하지 못하고 있는 것.
중국 갑부집 아들인 후빈(胡斌.20세)은 작년 6월 저장(浙江)성 성도 항저우(杭州)시 번화가에서 광란의 질주를 벌이다 행인을 치어 숨지게 했다. 같은 달 후난(湖南)성 성도 창사(長沙)의 한 캠퍼스 내에서도 한 갑부집 아들이 값비싼 외제차를 몰고 가다가 3살 난 여자애를 치어 죽이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중국 사회학자 위안위에(袁岳)는 푸얼다이의 특징을 ▲위기의식 제로 ▲사회환경이해 부족 ▲조직생활 적응력 부족 ▲자아절제능력 부족 ▲황금만능주의 팽배 등 5가지로 정리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지나친 경쟁 사회에 노출 된 바링허우가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건전한 인생관을 확립할 수 있는 사회적ㆍ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baeins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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