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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미래경영 마지막 퍼즐 조각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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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5-1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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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하늘·감혜림 기자) 지난 10일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전무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이 회장의 집무실인 승지원에서 미래 먹을거리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에 뜻을 같이했다.
 
이날 회의에서 삼성은 향후 10년 동안 태양전지·자동차전지·LED·바이오제약·의료기기 등 5대 신수종사업에 23조3000억원을 투자하는 대규모 장기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2008년 4월 이 회장이 비자금 파문으로 경영에서 물러난 이후 삼성은 장기 투자계획을 세우지 못해왔다. 2007년 10월 6대 신성장 사업을 확정한 이후 3년 가까이 이렇다 할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것.
 
하지만 이 회장 사면 직후부터 삼성은 공격적인 미래산업 투자에 나섰다. 지난 1월에는 세종시에 총 2조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아울러 오는 17일 반도체 16라인 준공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라인 증설은 2005년 15라인 증설 이후 5년만이다. LCD사업도 중국 쑤저우에 2조60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결정, 중국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같은 대대적인 투자는 이 회장의 결단에서 비롯됐다. 이 회장은 10일 회의에서 “다른 글로벌 기업들이 머뭇거릴 때 과감하게 투자해서 기회를 선점하고 국가 경제에도 보탬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새롭게 투자하는 미래사업을 통해 삼성은 새로운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게 됐다. 삼성은 그간 전자·금융·건설·중공업 등 고전적인 산업에 역량을 집중했다. 하지만 이번 투자 계획을 통해 친환경과 건강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됐다.
 
태양전지 사업은 기존 결정계 뿐 아니라 박막계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차세대 자동차 엔진을 대체할 전지 사업에도 5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LED 역시 기존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세를 넓혀 조명·전장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건강 사업도 더욱 구체적으로 영역을 넓힌다. 바이오시밀러 산업 투자 뿐 아니라 의료기기산업에도 나선다. 삼성전자는 이미 혈액 몇 방울로 수십여 가지의 질병을 확인할 수 있는 초소형 검사기 개발에 성공, 시판을 앞두고 있다.
 
이같은 장기투자를 통해 삼성전자는 신사업에서 2020년 총 50조원의 연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4만5000명에 달하는 고용창출도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장단 회의를 시작으로 이 회장의 경영행보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사면 이후 이 회장은 자택과 승지원에서 사업구상을 하며 외부 행사 참여를 자제해왔다. 사장단 회의를 주재한 것도 복귀한 이후 처음이다.
 
특히 이번 사장단 회의는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사장단 회의와는 격이 다르다. 이 회장은 신사업과 관련된 계열사와 사업부의 수장들을 선별해 승지원으로 호출했다. 본격적인 원포인트 경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삼성 고위관계자 역시 “전체 사장단회의는 아니겠지만 필요하면 (이 회장이) 관련 회의를 주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대규모 투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이 회장이 세부상황까지 직접 챙길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이 회장은 반도체·휴대폰·TV 등 그룹의 주요 제품 개발에 참여하며 거시와 미시 경영을 복합적으로 진행해 왔다.
 
이 회장의 경영활동은 미래사업 뿐 아니라 기존 주력 사업에서도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빠르게 부상하고 있는 스마트폰에 대한 이 회장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지난 2002년 출시된 T100 휴대폰의 제조에 직접 관여했다. 이 제품은 국내 최초로 텐밀리언셀러(1000만대 판매)에 등극했으며 ‘이건희 폰’이라는 애칭으로 잘 알려졌다. 
 
다음달에는 제2의 이건희폰이라 불리는 스마트폰 ‘갤럭시S’가 출시된다. 이 회장은 이 제품의 유저인터페이스(UI) 개발에 관심을 보이며 개발진들을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반도체와 LCD 등 부품산업에 대한 투자도 적극적으로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과거 수년간 수급불균형으로 부품산업이 다소 부진했지만 치킨게임에서 승리하면서 최근 큰 과실을 얻고 있다.
 
삼성의 한 임원은 “지난 2년간 그룹 전체의 구심점이 없어 새로운 도전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라며 “이 회장이 본격적으로 그룹 경영의 중심에 섬으로써 미래에 대비하는 중장기 그룹 경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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