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에버랜드 지분 연내 매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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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5-14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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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고득관 기자) 삼성생명 상장으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 매각 여부에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법인세 절감 효과를 최대한 누리기 위해 연내에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과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 맞물린 문제이기 때문에 최대한 시간을 벌 것이란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16일 카드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에버랜드 지분 25.6%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은 장부가치로만 5930억원에 달한다.

'금융산업구조개선에관한법률(이하 금산법)'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비금융회사의 지분을 5% 이상 보유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삼성카드는 2007년 개정된 금산법에 따라 5년 유예기간이 끝나는 2012년 4월까지 에버랜드 지분 20.6% 이상을 매각해야 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 매각이 올해 안에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성카드 입장에서 연내 매각이 최선의 방안이기 때문이다. 삼성카드가 올해 에버랜드 지분을 매각하면 1000억원 이상의 절세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혁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 상장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첫 작업으로 그룹 내에서 이미 지주사 전환의 밑그림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법인세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는 게 올해까지로 그룹에서도 이를 감안해 스케줄을 짰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카드대란의 여파로 지난 2005년 한 해에만 1조3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가 적자를 기록하면 정부는 법인세를 환급해주는 대신 향후 흑자 전환시 이전 적자액(이월결손금)만큼 법인세를 차감해준다. 이월결손금의 연한은 5년이다. 삼성카드는 올해까지 활용할 수 있는 이월결손금을 1조2600억원 가량 보유하고 있다. 즉 삼성카드는 일회성 이익을 최대한 늘려 1조2000억원 가량의 이익을 내야 이월결손금에 따른 법인세 절감 효과를 모두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연내 매각에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 매각은 삼성카드-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로 이어지는 삼성그룹 순환출자의 해소를 전제로 한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에버랜드 지분을 매각하는 것은 굉장히 조심스러운 사안으로 그룹 차원에서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이 나왔을 때 가능하다"며 "삼성카드가 에버랜드보다 다른 회사 지분을 팔아 일회성 이익을 늘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삼성카드가 에버랜드 지분을 누구에게 얼마에 매각할 지도 관심사다.

전문가들은 삼성카드가 제3자에게 에버랜드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에버랜드가 실질적인 지주사인만큼 에버랜드 지분을 3자에게 매각하는 것은 삼성그룹 지분을 나누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룹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의 매입 가능성과 에버랜드의 자사주 매입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혁재 연구원은 "에버랜드가 삼성카드로부터 자사주를 매입한 뒤 주식을 소각하면 오너 일가가 세금이나 지분 인수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오너일가의 지분율을 높일 수 있다"며 "오너 일가가 직접 매입하는 방안이 가장 가능성이 높지만 에버랜드의 자사주 매입이 삼성그룹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여론을 감안해 삼성카드와 지분 인수자가 '장부가치의 1.2배' 등과 같이 임의로 가격을 정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채권평가기관 등 공인력 있는 평가기관에 매각가 산정을 맡기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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