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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Knowledge@Wharton |
미국 광고회사 BBDO 설립자인 알렉스 오스본이 1941년 주창한 개념으로 최근까지 대표적인 혁신 발상법으로 꼽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브레인스토밍이 오히려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와튼스쿨)이 내는 온라인 경영저널 날리지앳와튼(Knowledge@Wharton)은 최근 최신 논문을 인용, 브레인스토밍이 혁신 아이디어를 사장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발상과 최고 아이디어의 질(Idea Generation and the Quality of the Best Idea)'이라는 제목의 이 논문에서 세 명의 공동 저자 가운데 한 명인 크리스찬 터비쉬(Terwiesch) 와튼스쿨 교수는 "혁신을 위해서는 아이디어를 많이 수집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한 두 개의 특출한 아이디어를 얻는 게 관건"이라며 아이디어의 '질'을 강조했다.
어떻게 해야 질 좋은 아이디어를 구할 수 있을까. 논문 저자들은 브레인스토밍 참여자들에게 미리 혼자 생각할 시간을 주라고 조언했다. 일종의 '하이브리드'형 발상법으로 효과는 논문에서 실험으로 입증됐다.
저자들은 펜실베이니아대 학생 44명을 4명씩 그룹으로 나눠 전통적인 브레인스토밍과 하이브리드형 발상법을 통해 학생 편의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요구했다. 학생들이 브레인스토밍을 할 때는 30분이 주어졌고, 그 반대의 경우엔 개별적으로 10분씩 생각할 시간을 준 뒤 20분간 브레인스토밍을 하게 했다.
이후 취합된 아이디어는 전문가 패널의 평가를 거쳤다. 평가기준은 아이디어의 실현 가능성, 독창성, 잠재시장 규모 등이었다.
그 결과 하이브리드형 발상법을 통해 도출된 아이디어의 질이 브레인스토밍에서 나온 아이디어보다 30% 이상 낫다는 평가가 나왔다. 평가 순위 상위 5위권에 든 아이디어는 모두 하이브리드형 발상으로 나온 아이디어였다. 아이디어의 수 역시 3배 가량 많았다.
터비쉬 교수는 하이브리드형 발상법은 기업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트라넷 등의 온라인 시스템을 가상의 '제안함'으로 이용하면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각자 떠올린 아이디어를 나름대로 평가하고 가장 낫다고 생각한 아이디어를 제안함에 넣어두는 것이다.
그는 취합된 아이디어를 토대로 브레인스토밍을 하면 실험 결과와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공동 저자인 칼 울리히는 브레인스토밍 이전에 일종의 지침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회의 전에 기한을 주고 아이디어를 내라고 하는 식이다. 그는 "개개인에게 주어지는 이런 지침은 창조적 에너지를 쏟아내도록 팀원 전체를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터비쉬 교수는 특히 이런 과정에서 얻는 첫 아이디어는 편견이 배제된 것이어서 회사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브레인스토밍 과정에서는 선입견 없는 아이디어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다수가 참여하는 브레인스토밍에서는 현상유지 차원에서, 혹은 상사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자기검열을 거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터비쉬 교수는 "직장인들은 브레인스토밍에서는 결국 상사의 의견이 채택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혼자만의 아이디어 발상 절차를 반길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막는 요인으로 경향성을 꼽았다. 회의석상에서 누군가 아이디어를 하나 내면 잇따라 비슷한 아이디어만 나온다는 것이다. 회의에 집중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엉뚱한 아이디어 내기를 주저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터비쉬 교수는 통계적으로 볼 때 임의로 튀어나온 아이디어가 비슷비슷한 아이디어들에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을 위해서는 돌연변이도 동지로 여겨야 한다"며 "집단사고에 매몰되는 순간 돌연변이는 죽는다"고 말했다.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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