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은 16일 오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에콰도르 대표팀과 친선경기에서 선발 출전했다.
해외파, 특히 유럽파에 대한 허정무 대표팀 감독의 신뢰는 흔들림이 없지만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개막을 한 달도 채 남겨 놓지 않은 상황에서 주축 미드필더인 기성용의 경기 감각은 우려를 낳을 만한 상황이었다.
스코틀랜드에서 뛰는 기성용은 토니 모브레이 감독 경질 후 3월 말부터 정규리그에서 8경기 연속 결장했고, 시즌 최종전을 남겨둔 채 먼저 귀국해 대표팀에 합류했다.
남아공 월드컵에 나설 대표팀 최종 엔트리 23명에 포함될 것이 유력한 기성용이 얼마나 빨리 경기력을 끌어올리느냐는 대표팀의 과제 중 하나다.
그동안 호흡을 맞춰온 김정우(광주)가 아닌 신형민(포항)과 중앙 미드필더로 뛴 기성용의 몸은 무거워 보였다. 기성용은 73분을 뛰고 후반 28분 구자철(제주)과 교체됐다.
김대길 KBS N 해설위원은 이날 기성용의 플레이에 대해 "킥이나 패스 모두 날카롭지 못하고 덜컹거리는 느낌이다. 동작도 그렇고 패스 속도도 많이 떨어졌다"고 걱정했다.
기성용은 프리킥이나 코너킥 등 세트피스에서 오른발 킥을 전담했지만, 위협적이지 못했다.
경기 템포를 따라가기 힘들어 보일 만큼 몸놀림은 둔했고, 예전처럼 공격과 수비 전환 때 시원시원하게 좌우 공간으로 내주는 패스도 보여주지 못했다.
후반 들어 다소 움직임이 살아나는 듯했지만, 역시 기성용다운 플레이에는 못 미쳤다는 평가다.
부상 여파로 결장이 길었던 수비수 차두리(프라이부르크)도 모처럼 그라운드를 밟았다.
차두리는 이날 벤치를 지키다 후반 시작과 함께 경쟁자 오범석(울산)과 교체돼 45분을 뛰었다.
차두리 역시 3월 초 오른쪽 허벅지 뒷근육을 다친 뒤로 9경기 연속 결장한 채 시즌을 마쳐 대표팀 코치진은 몸 상태와 경기 감각을 직접 확인하는 것이 필요했다.
차두리는 출전 시간이 짧았던 데다 우리 수비벽을 무너뜨릴 만큼 상대 공격이 매서운 것도 아니어서 제대로 평가하기 이르지만, 부상으로 인한 오랜 공백에도 비교적 무난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수비는 물론 공격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면서 제 몫을 해냈다고 할 만하다. (연합)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