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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이 내달 완공을 앞두고 있는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전경. 이 호텔은 최고 56도의 기울기로 '21세기 건축물의 기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아주경제 권영은 기자)'원더풀 코리아'. 세계 곳곳에서 한국의 명성을 널리 알리고 있는 쌍용건설. 최고의 품질과 조기완공을 바탕으로 '해외 고급 건축의 명가(名家)', '해외 고급건축 시공실적 1위 기업'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쌍용건설은 지난 1977년 창립 이후 해외 수주 약 78억 달러를 기록,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19개국에서 총 132건의 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쌍용건설은 올해에도 사회간접자본(SOC)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싱가포르와 중동지역에서 총 1조2000억원을 수주한다는 목표다.
◆싱가포르 시장의 '절대강자'
쌍용건설이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지역은 동남아 국가 가운데서도 싱가포르가 꼽힌다. 쌍용건설이 싱가포르에서 쌓아올린 신뢰와 실적을 바탕으로 오늘날 국내 타기업들의 진출 활로도 활짝 열렸다.
실제로 지난해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이 발주한 도심지하철 2단계(DTL) 구간 중 연장 1.065km, 사업비 5억5000만 달러(한화 7000억원) 규모의 921공구를 쌍용건설이 단독으로 수주한 데 이어, SK건설이 1개공구(2억2500만 달러), GS건설ㆍ싱가포르업체컨소시엄이 1개 공구(2억8000만달러)를 수주하기도 했다.
이 같은 한국 기업에 대한 싱가포르 정부의 '무한 신뢰'는 지난 1980년부터 쌓아올린 쌍용건설의 실적이 밑거름이 됐다. 1980년 쌍용건설의 싱가포르 첫 진출작품인 스위스호텔 더 스탬포드를 포함한 래플즈 시티는 총 73층 규모로 세계 최고층 호텔로 기네스북에 오른 바 있다.
현재는 싱가포르의 국책 사업인 복합 리조트의 메인 프로젝트이자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건설 진출 역사상 최대 규모의 건축 프로젝트인 마리나 베이 샌즈(MBS) 호텔의 완공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특히 MBS 호텔에 얽힌 일화는 건설업계에 유명하다. 수주 당시 일본 굴지의 건설업체도 사업을 포기할 정도로 난공사였다. 약한 지반에 최고 56도나 기울어진 건축물을 세우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보였다.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은 지난해 싱가포르 현지에서 개최된 MBS 호텔 상량식에서 "호텔 골조공사가 진행된 18개월 동안 제대로 잠을 이룬 적이 없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인도네시아, 일본, 괌, 두바이, 발리 등 세계적인 관광 명소에서 세계 최고급 호텔의 상징인 하얏트 계열 호텔 및 인터콘티넨탈 호텔을 시공했다. 지난해에는 싱가포르에 첫 진출한 최고급 럭셔리 호텔인 W 호텔 공사를 수주하는 등 다수의 최고급 체인 호텔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모두 7건의 개발사업을 연이어 추진했고, 1990년대 말에는 국내에 이름조차 생소했던 두바이에 진출해 현지 3대 호텔 중 2곳인 305m의 주메이라 에미리트 타워 호텔과 두바이 그랜드 하얏트 호텔을 성공적으로 시공함으로써 국내 건설업체의 두바이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기도 했다.
특히 세계적인 건설 전문지인 미국 ENR지의 부문별 실적 순위에서 1998년 호텔부문 세계 2위에 기록된 이래 계속 상위권을 유지하는 등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약 1만3000객실의 최고급 호텔과 8000개 병상에 달하는 병원 시공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고난이도ㆍ고부가가치 SOC 집중
쌍용건설은 SOC 건설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08년에는 국내 건설사가 수주한 해외 토목공사 중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를 단독 수주하기도 했다. 이는 싱가포르 마리나 해안 고속도로 482공구로 공사금액이 6억2700만 달러(한화 8200억원)에 달한다.
최저가가 아닌 기술력을 바탕으로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디자인&빌드 방식으로 수주했다. 이는 지하 고속도로 (0.56km)와 지하 진입도로 (0.44km) 등 총 연장 1㎞, 왕복 10차선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것으로 1m당 공사비는 약 8억2000만원에 이른다.
2009년 6월에도 싱가포르에서 프랑스와 중국, 홍콩 업체로 구성된 3개국 컨소시엄을 물리치고 미화 5억5300만 달러(한화 약 7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지하철 공사를 단독 수주했다. 이는 해외건설 40여 년 동안 국내 기업이 수주한 해외 철도ㆍ지하철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이자 단일 구간으로는 역대 싱가포르 지하철 공사 중 최대 규모다.
앞서 2007년 6월 인도네시아 쓰나미 피해 복구 공사 중 최대 규모인 아체도로 복구 및 신설공사를 1억800만 달러에 수주했으며, 8월에는 파키스탄에서 카라치항 부두 재건공사 등 대규모 토목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해외 플랜트 사업은 1980년대 초 사우디아라비아 우나이자 우수하수 처리시설을 시작으로 이란 하르그 원유 저장탱크, 카란지 가스 주입시설, 인도네시아 수랄라야 화력발전소, 사우디 하디드 제철소 등 다양한 공사를 수행해 왔다.
2008년 3월에 수주해 2009년 7월에 완공한 사우디 주베일 담수화 플랜트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담수 설비 시설이다. 담수 생산 용량 1일 3만톤의 증발기 27대 규모로 250만명이 1일 동안 사용하는 수돗물과 맞먹는 일 80만톤의 식수를 제공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친환경 건축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 초 완공된 싱가포르 오션 프론트 콘도미니엄은 센토사섬 해안 고급 주거단지에 지상 12∼15층, 5개동 264가구 규모이며 전세계 최고 수준의 주거시설이다. 이 아파트는 연평균 기온이 32~34℃에 이르는 아열대 기후인 싱가포르에서 별도의 냉방설비를 가동하지 않아도 내부 온도를 25.5℃ 이하로 유지할 수 있는 친환경 설계 및 다양한 에너지 절감 시스템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2007년 주거건축 최초로 싱가포르 건설청으로 부터 'BCA 그린마크' 시상식에서 최상위 등급인 플래티넘 인증을 받았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2009년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해외사업에서 달성한 해외 건설 명가 쌍용건설은 2010년에도 북아프리카와 중동 등에서 대규모 도시개발, 고급 건축, 사회 인프라 시설 등의 수주가 전망되며, 플랜트 부문에서는 환경, 담수, 발전 부문을 특화시켜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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