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미언론은 미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를 인용, 중국이 미·중전략경제대화 개막을 하루 앞둔 23일까지도 천안함 침몰 책임이 북한에 있음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미국 측은 전날 밤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에게 베푼 비공식 만찬에서 자신들이 천안함 침몰사건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음을 거론했다.
클린턴 장관 일행은 이날 다이빙궈 위원과 양제츠 외교부장 등 중국 측 대표들을 만나 이번 조사 결과 내용을 공유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세세한 외교적 의례를 과감히 생략한 채 만찬 도중 바로 실질적인 논의에 돌입, 동북아시아의 현 상황을 심각하게 바라보는 미 정부의 태도를 뚜렷이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은 이달 초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베이징 방문과 그의 건강 상태에 관해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이 24일 한국 정부가 발표한 대북 대응조치에 미리부터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밝힌 반면 중국은 여전히 분명한 태도를 보이지 않아 대조를 이루고 있다.
미 정부 당국자는 "우리는 수십년간 이런 일을 마주한 적이 없다"며 미국은 이명박 대통령이 24일 발표할 모든 대북 조치를 전폭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중국은 천안함 침몰에 북한이 개입한 증거를 여전히 찾고 있는 등 (북한에 대한) 조치를 지지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은 천안함 침몰이 '불행한 일'이라고 밝혔을 뿐, 대북 대응책과 관련해서는 공개적으로 이렇다 할 입장 표명이 아직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은 천안함 사태와 그 후폭풍이 지역 내에서 중국의 입지마저 위협하며 남북관계와 관련해 원치 않는 선택을 하는 처지로까지 중국을 내몰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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