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영화 '시'로 제63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이 배우 윤정희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칸(프랑스)=AP연합뉴스] |
(아주경제 인동민 기자) 이창동감독의 영화 ‘시’가 23일(현지시간) 제63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했다. 각본상은 황금종려상ㆍ심사위원상 대상 다음인 3등에 해당하는 상이다.
이로써 이 감독은 지난 2007년 ‘밀양’으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전도연에게 여우주연상의 영광을 안긴데 이어 이번에 또 다시 각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 진출 당시부터 주목을 받아온 시는 칸 영화제 기간 동안 숱한 화제를 불러 모았다. 수많은 해외 기자들은 시의 수상을 미리 점쳐왔기 때문에, 이번 각본상 수상이 현지에서는 그다지 크게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지난 15일 오전 8시 30분(현지시간) 이른 시간에도 불구하고 시의 마켓 스크리닝의 전좌석이 매진돼 바닥에 앉아 영화를 관람한 바이어들까지 있을 정도로 폭발적 관심을 보였다. 현재 프랑스ㆍ스페인ㆍ대만ㆍ구 유고슬라비아ㆍ러시아ㆍ그리스, 베네룩스까지 총 7개국과 계약을 체결했으며. 수상여부에 따라 미국과 일본ㆍ영국ㆍ홍콩 등 많은 나라와 계약을 진행하기로 돼 있다. 이번 각본상 수상으로 해외 판매가 더욱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오전 진행된 시의 프레스 시사에서는 이례적으로 오랜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후 스크린 데일리(Screen Daily)의 리 마셜 기자는 “명감독 이창동의 가장 완성도 높은 영화”, 프랑스 영화 전문지 ‘카이에 뒤 시네마(CAHIERS DU CINEMA)'의 패트리스 브룰린 기자는 “2010년 본 영화 중 단연 최고의 작품”, 버라이어티(Variety)의 저스틴 창 기자는 “이창동 감독이 한국에서 가장 뛰어난 시나리오 작가ㆍ감독 중 한 명임을 재확인 시켰다. 139분의 상영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졌다” 라는 등 외신의 호평이 쏟아져 나왔다.
또한 같은 날 오후 공식 스크리닝에는 티에리 프레모 칸 집행위원장, 질 쟈곱 칸위원장이 직접 마중을 나와 눈길을 끌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영화제의 심사위원장을 맡은 팀 버튼 감독이 공식 스크리닝에 참석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공식 스크리닝이 끝나자 10여분에 가까운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고, 이후 영국의 스크린 데일리지에서 2.7점의 평점을 받아 상위권에 들기도 했다.
한편 칸영화제의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은 태국의 아피찻퐁 위라세타쿨 감독의 ‘엉클 분미’가 차지했다. 아시아 영화의 황금종려상 수상은 1997년 일본의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우나기’와 이란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체리향기’가 공동수상한 이래 13년 만이다.
심사위원 대상은 프랑스의 자비에 보부아 감독의 ‘신과 인간들에 돌아갔다. 여우주연상은 이란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영화 ’증명서‘에 출연한 프랑스의 여배우 줄리엣 비노쉬에게 돌아갔다. 남우주연상은 멕시코의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영화 ’비우티풀’의 주연배우인 스페인의 하에베르 바르뎀과 이탈리아의 엘리오 게르마노가 공동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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