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고교 동창과의 대결이라는 냉혹한 현실 앞에 당선의 기쁨을 나누기보다는 낙선한 윤 후보를 먼저 위로하고 싶습니다.”
지난 2008년 18대 총선 당시 민주당 이시종 당선자의 당선 소감 첫마디다. 이 의원은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 1500여표 차로 석패한 50년 지기인 윤진식 청와대 정책실장을 챙기는 ‘우정’을 잊지 않았다.
충북 충주 출신인 두 사람은 청주고 동창으로 고교 때부터 친구로 지내왔다. 이 의원은 서울대로, 윤 실장은 고려대로 가면서 서울 강남∙북으로 갈라섰던 두 사람은 이내 한배를 탔다. 이 의원이 행정고시 10회, 윤 실장은 12회로 각각 공직에 진출하면서다.
이들의 우정에 최대 위기도 있었다. 두 사람 모두 18대 총선에서 같은 충주 지역에 출마한 것이다. 선거전이 시작되면서 주변의 우려를 한꺼번에 씻어냈다. 이 의원과 윤 실장은 후보등록일에 “경쟁은 하더라도 우정은 변치 말자”며 포옹해 주변 사람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 약속은 지켜졌다. 상호 비방전으로 얼룩진 여타 지역과는 달리, 정책선거를 지향하면서 깨끗한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이 의원은 6.2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버렸다. 이 의원이 떠난 자리에 오랜 친구 윤 실장이 곧 출사표를 던졌다. 친구가 못다 채운 임기를 윤 실장이 채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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