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국내 은행들이 중국 위안화를 결제수단으로 하는 무역금융과 위안화 예금 업무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위안화의 국제적 신인도가 크게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중국 정부가 조만간 위안화 절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서비스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24일부터 국내 수출입 기업을 대상으로 '중국 위안화 무역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중국 최대 영업망(1만6232개)을 보유한 중국공상은행(ICBC)과 제휴를 맺고 △위안화 표시 수출입 무역결제 업무 △위안화 송금 및 예금 업무 등을 시행한다.
이 서비스를 활용하면 위안화 절상에 따른 리스크도 최소화할 수 있다.
수출기업은 수출대금으로 받은 위안화를 외화계좌에 예치한 후 향후 위안화가 절상되면 매각해 환차익을 추구할 수 있다.
또 수입기업은 위안화를 미리 매입해 외화계좌에 예치해놓고 나중에 결제자금으로 쓸 수 있어 위안화 가치가 올라도 환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위안화의 국제적 신인도 향상과 위안화 절상 가능성에 따른 국내 기업의 수요를 충족시키고자 이번 서비스를 시행하게 됐다"며 "환리스크를 낮추고 환전 수수료도 절감할 수 있어 수출입 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중국 현지법인(중국우리은행)을 통한 위안화 무역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국우리은행은 한국계 은행 최초로 중국수출보험공사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중국수출보험공사가 발행한 수출신용보증서를 담보로 중국에 진출한 국내 수출기업에 무역금융을 제공하게 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수출대금 회수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어 경영환경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은 위안화예금 가입 대상을 기존 개인고객에서 기업고객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외환은행의 위안화예금 잔액은 282만 달러 수준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국내에 거주하는 중국인과 조선족들의 송금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위안화예금을 판매했지만 최근 기업들의 위안화예금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입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기업은행도 위안화 무역금융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아직 검토 단계로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된 것은 아니다"면서도 "위안화 환율은 안정적인 반면 원화로 위안화나 달러를 사고 파는 것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기업고객을 중심으로 위안화 무역금융 수요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위안화를 결제수단으로 하는 무역거래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향후 위안화 표시 거래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위안화 절상 시기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이를 감안해 관련 업무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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