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렛 리버는 호주 최고의 고급와인 생산지다. 이곳의 생산량은 전체의 1%에 불과하지만 고급와인 생산량은 15%를 차지하고 있다. 매년 2월 세계적인 콘서트를 갖는 르윈 와이너리는 최고의 와인과 음식 등 명품 유양지로 유명하다. |
(아주경제 윤용환 기자) 한국에서도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미 생활 속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서호주 퍼스 남부의 마가렛 리버(Margaret River) 지역은 최고급 와인 생산지로 최적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어 국내 와인 애호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퍼스에서 남쪽으로 약 3시간30분 거리에 위치한 마가렛 리버(Margaret River)는 이 지역의 이름이자, 이곳을 흐르는 강의 이름이기도 하다. 마가렛 리버는 인도양으로 흘러든다. 강줄기는 선선한 바람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돋보이는 곳이지만, 바다는 파도가 거세기로 유명하다.
마가렛 리버는 본래 서핑의 본거지로 유명한 곳이다. 아름다운 자연 환경과 6m가 넘는 높은 파도는 전 세계의 서퍼들을 이곳으로 모여들게 하고 있다. 영화 ‘폭풍 속으로’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 패트릭 스웨이지가 산더미 같은 파도를 타던 곳이 바로 이곳이다. 매년 세계적인 서핑 대회가 열리고 있다. 지금은 오히려 와인과 음식애호가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곳이기도 하다.
와인 전문가들은 마가렛 리브를 온화한 날씨와 주변 환경, 토양 등 호주에서도 최적의 와인 생산 조건을 가진 지역으로 꼽는다. 1967년 바스 펠릭스 (Vasse Felix) 와이너리를 중심으로 와인 농장들이 하나둘씩 자리 잡기 시작했다. 지금은 약 60여 곳의 와이너리가 모여 있다. 마가렛 리버의 와이너리들은 이른바 ‘부띠끄’ 스타일로 소규모로 고급 와인만 생산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마가렛 리버 보이저 와이너리의 대표적인 고급 와인. |
이곳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호주 전체 와인의 겨우 1%에 불과하지만, 최고급 와인 부문에서는 무려 15%를 차지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각각의 와이너리는 개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고급 와인 제품뿐만 아니라 저마다 독특한 조경이나 건축물도 관광객들에게 큰 흥미를 선사한다.
남아프리카 양식의 건축물을 지어놓은 곳이 있는가 하면, 마치 고대 그리스를 연상시키는 듯 원형 공연장을 갖춘 곳도 있다.
마가렛 리버의 와인이 유명하게 된 배경에는 이곳 와인이 갖고 있는 깊은 맛과 아름다운 빛깔도 있지만,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럭셔리한 리조트 덕분이기도 하다. 와인 산업의 성공 덕분에 마가렛 리버에는 품격 높은 레스토랑이 줄지어 들어섰다.
이와 함께 양조장·레스토랑·올리브 재배, 그리고 치즈 생산 등 식품 관련 산업이 함께 성장했다. 마가렛 리버라는 상표는 사슴 고기·초콜릿·딸기·커피·캔디·과자·아이스크림 등의 제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해외 여행객들이 출국할 때 선물용으로 많이 구입한다.
마가렛 리버의 대표적인 르윈 에스테이트 와이너리 (Leewin Estate Winery)에서는 금방 수확해 말린 포도와 치즈, 비스킷, 과일이 와인의 맛을 한껏 살려준다. 가족과 친지들이 화창한 햇살이 비추는 테라스에 모여앉아 와인 잔을 기울이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은 마가렛 리버의 와이너리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특히 매년 2월 르윈 와이너리에서는 세계적인 팝·오페라·오케스트라 등을 초청해 콘서트를 갖는다. 그동안 런던 필하모닉, 다이아나 로스, 키리 테 카나와, 스팅 등이 공연을 펼쳐졌다.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 아래 최고급 와인과 공연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인해 티켓은 1년 전부터 매진이다.
이 밖에도 라몬트(Lamonts) 와이너리와 보야지 (Voyager estate) 와이너리도 최고의 와인 시음과 멋진 식당에서 맛있는 요리를 경험할 수 있다.
마가렛 리버 지역에 있는 고급 리조트들은 모두 친환경 자재로 지어졌으며,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각 리조트마다 스파와 요가는 물론 주변 와인너리와 연계한 낭만적인 식사·피크닉·골프 등을 즐길 수 있어 호주 내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허니문 코스로 손꼽힌다.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동양의 명상문화에 뭔주민 신화를 가미해 독특한 호주스타일로 발전시켰다.
아름답고 신비한 쏘리섬까지 다녀오는 코스인 '부시터커 카누' 투어가 인기다. 원주민의 전통음식인 부시터커를 야외에서 즐기고 있는 관광객들. |
마가렛 리버에는 100 여개의 석회암 동굴이 있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동굴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크기나 내부 모양이 제각각이라 동굴 탐험도 이 지역의 인기 있는 관광프로그램이다. 마가렛 리버는 먼 옛날 원주민인 애버리진들에게는 안식의 땅이었다. 원주민의 삶의 현장을 체험해보는 프로그램인 ‘부시터커 카누’ 투어도 인기다.
부시터커란 호주 원주민들의 음식을 일컫는 말로, 카누를 타고 아름답고 신비한 ‘쏘리섬(Sorry Island)’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코스다. 점심은 전통적으로 전해오는 호주 원주민 음식들로 구성된 이른바 ‘부시터커’를 야외에서 즐긴다.
각종 열매와 캥거루 고기 등 그야말로 웰빙 음식들이다. 원주민들이 그릇으로 쓰던 나무껍질도 직접 만져보고 어떻게 식사를 준비했는지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점심 후에는 근처의 산에 올라가면 동굴 속에서 원주민이 연주하는 전통 악기인 디저리두를 감상할 수 있다. 가슴속 깊게 울려 퍼지는 디저리두 소리는 자세히 들어보면 테크노사운드와 비슷하다. 가장 원시적인 악기가 가장 현대적인 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
마가렛 리버의 밤하늘은 안보면 후회한다.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은하수와 별, 가만히 누워 밤하늘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곳이 마가렛 리버다.
고급 와인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다양한 즐길 거리가 넘치는 마가렛 리버는 호주 사람들뿐만 아니라 진정한 휴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휴가 이상의 특별한 경험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happyyh63@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윤용환 기자happyyh63@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