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미국은 두가지 중요한 경제지표를 발표했다. 4월 내구재수주실적과 신규 주택판매지수다.
두 지표 모두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자 미국 시장은 강세를 나타냈지만, 유로존 재정위기로 중국국부펀드가 유로존 국채매입을 축소할 것이라는 루머가 불거져 약세 전환했다.
그러나 중국투자공사(CIC)가 27일 이같은 루머를 부인하면서 이날 코스피를 비롯한 아시아 주요 증시는 모두 상승마감했다.
26일(현지시간) 다우존스는 전일 종가보다 69.30포인트(0.69%) 하락한 9974.45에 장을 마쳤다. 다우지수가 1만선을 하회한 것은 지난해 11월 4일 이후 처음이다.
미국의 4월 내구재수주실적은 2.9% 증가한 1천939억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는 2.2% 증가치였다. 4월 신규 주택판매도 전월 대비 14.8%나 늘어난 연율 50만4000채로 지난 2008년 5월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 소식에 100포인트가까운 상승세로 출발한 다우지수는 파이낸셜타임스(FT)의 중국 국부펀드 관련 보도의 영향으로 투자자들이 금융주 중심으로 팔자에 나서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FT는 중국 국부펀드들이 달러 익스포져(위험노출도)를 제한하기 위해 작년부터 유로채를 사들이기 시작했지만 현재 중국외환관리국(SAFE)이 중국의 유로채 보유분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 국부펀드 중국투자공사가 유럽 위기와 유로화 하락에도 불구하고 유럽 투자를 줄이지 않겠다고 밝히며 루머를 잠재웠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가오 시칭 중국투자공사사장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6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포럼에서 "유럽에 대한 자산배분을 유지할 것"이라며 "잠시동안 유럽 투자비중을 축소할지에 대해 논의했으나 유지하기로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유럽채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국내 증시도 외국인 매도세에 밀려 약세를 보이며 장을 출발했지만, 중국투자공사(CIC)의 발표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210원대까지 하락하며 외환시장이 안정을 찾아가자 코스피도 1600선을 회복했다.
이날 보인 장은 미국 경제지표 호조가 유럽발 금융위기론에 한판승을 거둔 모습이다.
그러나, 유로채 신뢰문제는 여전히 불안한 요소로 남아있다.
FT에 따르면 △유로존의 경기둔화 가능성 △독일 공매도 규제와 같은 예측 불가능한 정책 결정 △유로지역 국채의 위험도 측정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유로채 우려는 시장에 팽배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중에서 유로존 국채의 리스크 측정이 어렵다는 점에 주목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일어났을 때 은행권이 부채담보부증권(CDO)을 통해 '신용 보강'을 이뤘듯이 유로존 국채에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CDO는 신용도가 낮은 채권을 모아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분산했다. 예컨대, 신용등급 'BBB'인 모기지증권을 합성해 'AAA'인 CDO를 만들었다.
유로존 국채가 CDO처럼 '집합(pool)'을 형성하진 않았지만, 유로화 탄생 이후 투자자들은 유로존 국채를 CDO처럼 평가했다. 즉, 자체적으로 신용보강이 이뤄졌다는 뜻이다.
유로화의 미 달러 대비 가치는 최근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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