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침체로 아파트 값은 점점 내려가는 반면 전셋값은 계속 상승하면서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격차가 41개월 만에 최소 수준으로 좁혀졌다.
28일 국민은행의 월별 전국 주택가격 동향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과 비교한 전세가격의 비율은 54.8%로, 2006년 11월의 55.5% 이후 3년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비율은 전셋값을 매맷값으로 나누고 나서 100을 곱한 것으로, 예컨대 54.8%는 아파트 값이 1천만원일 때 전셋값은 548만원이라는 것이며 수치가 높아질수록 가격 차이가 줄어든다는 뜻이다.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의 비율은 매년 12월을 기준으로 1998년에는 50.8%에 불과했으나 1999년 59.4%, 2000년 65.7%, 2001년 68.9%, 2002년 65.3% 등으로 치솟으면서 아파트 값 폭등의 원인이 됐다.
이어 매매가격 상승으로 그 비율이 2003년 60.5%, 2004년 57.2%, 2005년 57.1%, 2006년 54.7%, 2007년 54%, 2008년 52.4% 등으로 하향곡선을 그리다 2009년 1~2월 각각 52.3%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만큼 매맷값과 전셋값의 격차가 벌어졌던 것.
그러나 국제적인 금융위기 이후 아파트 값은 상승세가 꺾여 약보합 내지 내림세로 돌아선 반면 전세 수요는 늘어 지속적으로 강보합세를 보이면서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의 비율이 2009년 1~2월 저점을 찍은 뒤 2009년 3월(52.4%)부터 상승세를 탔다.
그 비율은 완만하게 높아지다 올해 들어 1월 54.0%, 2월 54.3%, 3월 54.5%, 4월 54.8%로 올라서면서 2006년 말 수준을 회복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지난달 현재 41.5%로 2008년 2월(41.7%)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서울의 매맷값 대비 전셋값 비율은 2001년 12월 63.4%로 가장 높았으나 점점 떨어져 2008~2009년에는 거의 매달 40%를 밑돌았었다.
작년 1월 35.9%까지 내려앉았던 강남 11개구는 지난달 39.3%로 높아져 2006년 10월(40.4%) 이후 최고치를 보였고, 역시 작년 1월 41%로 떨어졌던 강북 14개구도 지난달에는 44.1%로 올랐다.
4월 현재 경기는 44.1%, 수도권은 43.2%로 작년 1월보다 3~4%포인트 높아져 매맷값과 전셋값의 차이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등 6개 광역시 평균은 지난달 63.8%, 도(道) 지역은 66.2%로 전국적으로 비슷한 상승 경향을 나타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매매와 전세가격의 비율이 어느 정도가 적절한지 정답은 없지만, 여전히 격차는 큰 편으로 보인다"며 "전셋값 상승세가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시장 상황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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