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달곤 후보와 김두관 후보는 각각 현 정부과 전 정부의 행정자치부 장관 출신으로 두 후보의 경쟁은 이명박-노무현의 대리전 양상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당초 경남은 현 여권의 전통적인 텃밭으로 분류되왔던 탓에 한나라당의 압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지방선거가 북풍과 노풍의 맞대결 양상으로 이어지면서 한치 앞도 모르는 박빙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같은 접전 상황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13일 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선 김 후보가 이 후보를 5%포인트 앞섰으나 25일 한국갤럽 조사에선 이 후보가 김 후보를 0.5%포인트 앞사고 있다. 오차범위 내 박빙의 대결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선거를 사흘 앞둔 29일 두 후보는 막판 '표심 굳히기'를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엎치락뒤치락하는 접전 속에 20∼30%로 추정되는 부동층 표의 향배가 당락을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경남 창원에서 만난 이달곤 후보는 이 지역을 대표하는 한나라당 후보라는 점과 함께 선거에 늦게 뛰어들어 부족한 인지도를 메우는데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 후보는 "중앙정부를 움직일 수 있어야 국가 사업을 따올 수 있다. 에너지를 최대한 집중해 부딪치고 경남도민에게 떳떳하게 심판을 받겠다"고 강조했다.
창원 시내에서 건설업을 하는 최모(60)씨는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데다 행안부장관을 지내는 등 행정 경험도 풍부해 도정을 소신 있게 펼칠 수 있는 사람"이라며 "경남도민도 처음엔 이 후보를 잘 몰라 평가절하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큰일을 할 인물이라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꾼이 아닌 행정 전문가로 비치는 점도 강점으로 평가된다. 김모(59)씨는 "김 후보는 정치인 냄새가 물씬 나는 반면 이 후보는 행정가 모습이 강하다"면서 "온화하고 참신한 이 후보가 도정을 잘 운영해 경남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천안함 시태로 불거진 북풍도 이달곤 후보 지지율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주부 김모(58)씨는 "북한이 전쟁할려고 하는데 집권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무소속 후보가 혼자 뭘 할 수 있겠냐"라고 말했다.
반면 김두관 후보는 남해군수로 정치 기반을 마련한 만큼 지역에 뿌리를 둔 지역 일꾼으로서의 인상을 강조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명박 정권이 4대강에 너무 많은 예산을 쏟아부어서 진주 혁신도시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4대강 예산 22조원을 복지를 위해 쓰겠다"면서 "이번 선거는 이명박 정권의 국정 운영 3년의 총체적 심판"이라고 주장했다.
직장인 안모(30)씨는 "이달곤 후보가 창원에서 태어났다고 하지만 주위에서 이 후보가 진정한 경남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지금까지 한나라당이 계속 경남도지사를 하면서 지역 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참여정부 행자부 장관으로 며칠 전 고 노무현 전대통령 1주기에 불고 있는 '노풍'도 김두관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직장인 임모(29)씨는 "자신이 모셨던 전직 대통령이 서거하고 구심점을 잃은 허탈함을 극복하고 전직 대통령의 유지를 받드는 것이 맘에 쏙 든다"고 강조했다.
창원 용지공원에서 만난 회사원 이모(29)씨도 "김 후보도 한나라당 후보가 아닌 후보가 당선되기 어려운 영남지역에서 타당 후보로 소신 있게 도전해 왔다"면서 "당선을 위해 당적을 옮기는 철새 정치인과 달리 자신의 정치철학이 뚜렷한 후보"라고 평가했다.
adonius@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