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성원건설을 시작으로 남양건설, 금광기업, 풍성주택, 대우자동차판매 등이 법정관리 혹은 워크아웃을 신청한 데 이어 성지건설마저 부도 위기에 몰리자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7일 업계 등에 따르면 일부 대형사를 제외한 중견사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건설경기는 더욱 침체되는 가운데, '6월 위기설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에 신빙성까지 더해지면서 이젠 '돈 줄'까지 막혀가는 상황이다. 퇴출대상 혹은 워크아웃 대상이 아니더라도 하루하루 버티기 힘들다는 게 중견사들의 목소리다.
증권가에선 이미 올 초부터 퇴출대상 건설사들의 리스트, 일명 '살생부'가 나돌고 있다. D, N 등 건설사 20여곳의 명단이 올라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금융권에서의 대출발생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미 사채시장에서는 일부 대형사 외엔 어음거래가 중지된 지 오래다.
중견사인 A사의 재무담당자는 "기존 PF(프로젝트 파이낸싱)에 대한 이자도 눈덩이 처럼 불어나는데 어음 결제까지 돌아오고 있어 자금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다"며 "여기에 입주시장까지 침체돼 있어 유동성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고 털어놨다.
B사 관계자도 "안 그래도 어려운 상황에 자꾸만 안 좋다는 얘기가 나오니까 자금줄이 말라가고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신용위험평가를 마쳐서 퇴출 혹은 워크아웃 대상이 발표돼야 숨통이 트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선 '평가가 끝나도 대상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는 없을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긴장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부실기업의 명단이 공개되지 않으면 지금과 같은 상황이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업계가 힘들고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마치 모든 회사가 다 그런 것인양 비춰지는 게 씁쓸하다"며 "정말 부실한 기업을 정리하고 싶다면 하루라도 빨리 공개하고 회생의 길을 열어줘야 견실한 기업도 살 수 있다. 지금 같아선 멀쩡한 회사도 쓰러질 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채권은행들은 6월까지 금융권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의 대기업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를 거쳐 구조조정 대상을 가린다는 계획이다. 시공능력 상위 300위권 건설사들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도 오는 20일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신용공여액 30억원 이상 500억원 미만인 중소기업의 신용위험평가는 11월 말까지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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