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중국 현지업체 관계자 및 STX그룹에 따르면 STX 다롄조선소는 지난 4월 중국 정부로부터 VLOC(초대형 광석운반선) 8척에 대한 건조를 승인받았다.
이들 선박들은 그룹 계열사인 STX팬오션이 발주한 수송선으로, 2012년부터 순차적으로 투입돼 중국과 브라질을 오가며 철광석을 나른다.
이번 승인은 VLOCㆍVLCC(초대형 유조선) 등 대형 선박 도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STX 측의 요청을 중국 정부가 받아들여 이뤄졌다.
STX 진해조선소는 상대적으로 협소한 규모로 대형 선박을 건조할 경우 건조 효율성이 떨어지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파나막스급(6만~8만t급 벌크선)을 주로 건조했기 때문에 초대형 선박을 건조하면 도크 회전율 등 건조 효율성이 급격하게 줄어든다.
실제로 진해조선소에서 대형 선종을 건조하기 위해서는 건조일정 조정뿐 아니라 해상크레인 임대 등 추가 비용이 든다. 진해조선소는 현재 육상도크 1기(385M×74M), 해상도크 2기(334M×66M, 430×70), 스키드 버스(Skid Berth) 2기(360M×48M) 등 총 5기의 도크를 운용하고 있다.
때문에 STX는 지난달 대한조선에 40만 DWT급 초대형광석운반선(VLOC) 4척과 초대형유조선(VLCC) 1척 등 총 5척의 건조를 제안했다. 납기일을 맞추기 위한 STX의 '고육지책'이었다.
하지만 대한조선이 이를 거절하면서 STX는 다급해졌다. 결국 중국 정부의 이번 승인으로 STX는 다급한 불을 끈 셈이다.또한 이번 승인이 STX 다롄조선소가 원래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STX는 당초 다롄조선소를 경쟁업체들에 비해 협소한 도크 규모를 극복하고 대형 선종을 건조하기 위해 지난 2006년부터 착공해 들어갔다. 지난해 1단계 공정을 마무리 짓고 최근에는 2단계 공정에 들어갔다.
이런 기대와 달리 중국 정부가 다롄조선소의 최대 건조 선종을 10만 DWT로 제한하면서 STX 야심찬 계획도 수포로 돌아갔다.
비록 이번 승인이 VLOC 8척에 국한된 것이지만, 대형 선박 건조에 있어서 '첫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는 눈여겨 볼만하다.
STX 관계자는 "일단 우리의 요청을 중국 정부가 받아들인 것은 사실이다. 이번 승인을 계기로 중국 정부와 좀 더 진전된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높다. 중국 정부의 승인 일회성에 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국 조선업체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이번 승인은 STX의 현재 상황을 고려한 조치"라며 "기본 규제가 완전히 풀린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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