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현대로지엠이 적자를 지속하면서도 50억원 규모로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사들여 배경에 대한 의문을 사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그룹 산하 현대로지엠은 전달 28일부터 전날까지 현대엘리베이터 보통주 12만주를 모두 49억9000만원(1주당 평균 4만350원)으로 장내매수해 지분율을 20.9%(149만주)에서 22.6%(161만주)로 끌어올렸다.
현대엘리베이터 최대주주인 현대로지엠은 운영자금으로 취득재원을 마련했고 회사 재량으로 저점매수에 나선 것이라면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현대로지엠이 작년과 올해 1분기 연속 당기순손실을 내면서도 지분매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탓에 증권가는 실적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대로지엠은 2009 회계연도와 올해 1분기 각각 293억원과 12억원 규모 당기순손실을 냈다. 현대그룹 핵심인 현대상선 실적 악화로 주요 계열사가 줄줄이 지분법손실을 본 탓이다.
2008 회계연도 현대로지엠 당기순이익이 97억원에 그쳤던 점을 감안해도 이번 지분매입액 50억원은 회사 재무구조에 적잖은 부담을 줄 수 있는 규모다.
게다가 지배구조에 직접적 변화를 주는 계열사 지분변동을 현대로지엠 단독으로 결정했다는 점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증권가 반응이다.
이런 이유로 현대그룹이 경영권 강화에 본격 착수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대그룹이 2003년부터 범현대가와 경영권 분쟁을 벌여 온 데다 최근 재무구조개선약정 대상으로까지 선정되면서 계열사간 순환출자 구조를 더욱 견고하게 다질 필요성도 커졌다는 것이다.
현대로지엠 관계자는 "현대엘리베이터 최대주주로서 투자자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지분매입에 나선 것"이라며 "일시적으로 급락했던 주가도 현재 시점을 바닥으로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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