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충현 기자) 나로호 발사가 실패됐지만 개발과정에서 다양한 원천기술을 획득한 점은 성과로 꼽히고 있다.
13일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따르면 나로호 개발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발사대시스템· 추력벡터제어 구동장치·위성항법장치(GPS) 등의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나로호를 쏘아올린 나로우주센터의 발사대시스템은 러시아 측에서 제공한 설계문서를 토대로 국산화 과정을 거쳐 지난해 6월 9일 건설됐다. 국내 기술진은 러시아 측에서 제시한 기술의 상당부문을 국산화시켜 발사대시스템에 적용했다.
특히 발사체를 수직으로 기립하는 설비인 이렉터의 하부에 들어가는 베어링은 국내 제작 기술의 우수성이 인정돼 향후 러시아의 발사대에도 채용될 전망이다.
항공우주기계연구소와 한화는 추력벡터제어 구동장치시스템을 5년여에 걸쳐 독자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나로호 궤적의 정밀한 제어와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으로 우주발사체가 비행 중 만날 수 있는 진동 및 충격, 전자파 간섭, 급격한 압력강화 등에 대응력을 갖게 한다.
나로호의 전자 탑재 시스템 중 카메라도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나로호에는 각종 이벤트를 확인하기 위해 카메라가 탑재돼 있으며 국내 업체인 새트랙아이에서 제작한 것이다.
나로호의 위성항법장치(GPS)는 항우연과 한양네비콤이 5년여에 걸쳐 개발했다. 나로호에 탑재된 GPS는 높은 고도나 속도뿐만 아니라 온도변화·진공상태 등 극한 환경에서도 정상적으로 동작되도록 제작됐다.
나로호에 적용된 위성발사체용 GPS는 과학로켓·인공위성·유도무기·항공기 등에도 탑재돼 활용될 수 있다.
이 외에 우주발사체용 가압시스템, 대형 발사체 구조체 개발 기술 등도 나로호를 통해 국내 기술진이 획득한 원천기술이다.
한편 한·러 전문가들은 공동조사위원회(FRB)를 통해 나로호 발사실패 원인 규명과 3차 발사 여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안병만 교과부 장관은 나로호 실패 직후 브리핑에서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는 대로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3차 발사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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