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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가 펼쳐진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앞 영동대로를 가득 메운 붉은 악마들이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연합뉴스) |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비가 오는 궂은 날씨도 4800만 태극전사들의 열기를 식히진 못했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12일 그리스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완승하며,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디딤돌을 놓자 대한민국 전역이 승리의 함성으로 가득찼다.
태극전사들이 그리스 수비진을 따돌리고 골망을 흔들때마다 거리응원에 나선 시민들은 감격에 겨워 서로 얼싸안으며 하나가 됐다.
온몸을 붉은색으로 치장한 '12번째 태극전사'들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고 나서도 거리를 떠날 줄 몰랐다.
◆ 곳곳마다 열광의 도가니
시민들은 온종일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붉은색 티셔츠 차림을 한 채 '대~한민국'을 목청껏 외쳤다.
이날 서울광장에는 4만8000명이 운집했고 새로운 응원지로 급부상한 강남 코엑스 앞 영동대로에는 이보다 많은 5만 5000명이 몰렸다. 서울에만 19만 2500명(경찰 추산)이 모인 것.
전국에서는 287곳의 거리응원장에 총 92만 9000명이 몰려 선제골과 쐐기골이 떠질때마다 이정수, 박지성의 이름을 연호했다.
자랑스런 태극전사들이 입장하고 애국가가 연주되자 시민들은 초대형 태극기를 펼치는 것으로 본격적인 응원을 시작했다. 특히 전반 초반 수비수 이정수가 첫 골을 넣자 응원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시민들 일부는 붉은 티셔츠를 벗어 팔에 감고 돌리며 환호했고, 옆에 있는 아무 사람이나 끌어안고 펄쩍펄쩍 뛰기도 했다.
이어 시민들은 그리스 공격이 이어질 때마다 손을 꽉 쥐거나 무릎을 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기도 했다.
하지만 대표팀 주장인 박지성이 후반 초반 환상적인 드리블로 승리을 쐐기골을 넣자 시민들은 다시 한번 열광했다.
이태원에서 친구들과 함께 경기를 관람한 직장인 김성태(33)씨는 "박지성이 골을 넣는 순간 소름이 끼쳤다"며 "16강 진출은 확실하다"고 전했다.
서울에서 5년간 거주한 미국인 앤드류(44)씨는 "한국사람은 아니지만 경기내내 '대~한민국'을 외쳤다"며 "박지성과 같은 훌륭한 선수가 있는 한 한국은 16강에 진출할 것이다. 너무 부럽다"고 말했다.
◆ 경기 끝난후에도 축제 열기 '계속'
축구대표팀의 승리가 확정되자 거리응원에 나섰던 시민들은 밤늦도록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4만 8000명이 몰린 서울광장에서는 경기가 끝난 지 한 시간이 지나도록 절반에 가까운 시민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서울 종로와 태평로, 을지로 등 도심 곳곳에서는 수십 명이 몰려다니며 '대~한민국'을 외쳤고 손뼉을 치고 응원가를 부르기도 했다.
5만 5000여 명의 응원 인파가 운집한 강남 코엑스 옆 영동대로에서도 밤늦도록 뒤풀이가 이어졌다.
대표적인 '젊음의 거리'인 신촌과 홍대앞은 그야말로 잔치 분위기에 휩싸였다.
일부 학생들은 자동차 보닛에 올라탄 채 행인과 손을 마주치고 지붕 위로 올라가 발을 구르며 응원가를 부르기도 했다.
신촌 일대 술집 상당수는 승리를 기념해 술과 안주를 무료로 제공하고, 홍대 클럽에서는 승리 축하 파티가 열렸다.
친구와 함께 홍대 클럽을 찾은 대학생 김현영(22·여)씨는 "첫 승리를 거둬 너무 기쁘다"며 "꼭 우승까지 갔으면 좋겠다"고 기쁨을 전했다.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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