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 취임 전부터 '사면초가'…경쟁사·정치권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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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6-1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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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금융+우리금융 단순한 덩치키우기 우려 <BR> 시장자율성 침해, '관치' 의혹 규명할 것

   
 
어윤대 KB금융 회장 내정자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취임 전부터 '사면초가'에 빠졌다.
 
회장 선출 과정에서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인수 의지를 공공연하게 드러내면서 그 동안 잠재적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돼 왔던 금융기관의 반발을 사고 있다.

우리금융도 들러리 역할은 사양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야당의 공세는 더욱 매섭다. 특히 야당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번 인사에 정부 입김이 작용했는지 여부를 철저히 규명하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 "우리금융 인수? 누구 맘대로"

어 내정자가 우리금융에 대한 인수합병(M&A) 필요성을 역설하자 하나금융지주 등 우리금융에 눈독을 들여 왔던 경쟁자들이 반격에 나서고 있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17일 "M&A라는 것은 상대방이 있는데 특정 대상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하나금융의 M&A 의지는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단순히 규모를 키우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며 "전문성과 핵심 역량을 강화해 경쟁력 있는 금융기관을 만드는 데 주안점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어 내정자가 KB금융과 우리금융을 합칠 경우 자산 규모로 세계 50위권 은행으로 도약할 수 있다며 M&A 필요성을 역설한 데 대해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우리금융도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당초 메가뱅크 방안이 나왔을 때부터 우리금융이 중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며 "지분 매각이든 지분 교환이든 우리금융이 종속적인 위치로 전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 내정자와 김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공교롭게도 고려대 동문이다. 어 내정자와 이 회장은 고려대 63학번 동기다. 김 회장은 61학번으로 어 내정자의 2년 선배다.

남다른 친분을 과시하며 이명박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라는 공통점을 지난 세 사람이지만 향후 금융시장 재편 과정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 야당, "명백한 관치금융 좌시하지 않겠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의 박선숙 의원(민주당)은 KB금융의 회장 선출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무효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KB금융 정관에 '회장'이라는 직책이 없는 데도 '회장후보추천위원회'라는 조직을 만들어 회장을 내정했다"며 "유령조직에서 유령직책을 내정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표이사와 회장을 동일하게 보더라도 KB금융 정관에는 대표이사를 이사 중 선임하도록 하고 있다"며 "KB금융 이사도 아닌 어 내정자는 애초에 회장 후보 자격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같은 정무위 소속의 한 야당 의원은 "정상적인 선출 과정을 거친 강정원 국민은행장을 낙마시키고 사외이사를 교체하면서 억지로 만든 회장이 어 내정자"라며 "시장의 자율성을 보장하겠다는 정부가 이럴 수는 없는 일"이라고 공격했다.

그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정무위 소관 기관으로 이번에 관(官)의 개입이 있었는지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전의를 다졌다.

정치권은 KB금융과 우리금융의 합병안에 대해서도 실효성이 있을 지 의문스럽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금융부문에서도 삼성전자와 같은 일류기업이 나와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단순히 규모를 키운다고 질적 성장을 이룰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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