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시장에 투자하는 해외투자자 가운데 67%가 이미 한국을 편입한 만큼 영향력은 미미하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선진지수 편입을 조건으로 MSCI가 요구한 지수사용권 등을 내줄 경우 득보다 실이 훨씬 크다는 게 거래소 입장이다.
◆"MSCI 요구 FTSE보다 불리"=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 지수를 주관하는 MSCI바라는 코스피에 대해 '올해 편입할 수 없다'고 국내 당국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껏 MSCI 측은 선진지수 편입 조건으로 코스피200지수 선물 사용권과 원화 국제화, 외국인 ID 등록 시스템 폐지를 요구해 왔다.
그러나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이 요구에 대해 2년 전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지수 편입시보다 훨씬 불리하다고 판단해 수용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김봉수 거래소 이사장은 이날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주한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K) 국제금융 서비스 세미나에서 "한국이 편입되지 않더라도 증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선진지수 편입은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을 늘리는 효과가 있지만 한국시장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내줘야 한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증시의 선진지수 편입이 이뤄지면 MSCI가 다양한 파생상품을 만들게 된다. 이는 한국 증시에서 거래되는 코스피, 코스닥 지수선물이나 옵션상품의 경쟁상품이 만들어진다는 얘기다.
즉, MSCI의 상품거래가 확대되면 자칫 국내 금융상품의 기반을 흔드는 결과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MSCI지수를 작성하는 MSCI바라사는 한국의 선진지수 편입 여부를 오는 22일 공식 발표하기 전에 최근 '올해 편입이 불가할 것'이라는 예고성 통보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 MSCI 선진지수 편입 '소문난 잔치?'
이날 현대증권은 글로벌 펀드 절반 이상이 한국 시장을 이미 편입하고 있어 오는 22일 MSCI 선진지수에 편입되더라도 외국인 매수세가 일시에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글로벌 펀드의 절반 이상이 한국을 이미 펀드 내에 편입해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이번 MSCI 선진지수 편입 성공 시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세를 기대하고 있지만 편입에 성공하더라도 외국인 수급이 시장 기대 수준에 못 미칠 수 있다"면서 "선진지수 편입 성공 여부보다는 한국의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과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각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글로벌 펀드 내 한국 편입 펀드 비율은 선진·신흥시장(AC)추종 펀드에서는 80%에 가까운 비율을 보였다.
또 선진시장 지수인 MSCI World 지수 추종자금은 66%, 미국을 제외한 선진유럽이 중심이 되는 MSCI EAFE 지수 추종자금의 56%도 이미 한국을 편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추종 지수별로 차이는 있지만 선진시장에 투자하는 전체 글로벌 투자자의 67%가 한국을 이미 편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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