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계열분리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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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6-18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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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미경 기자) SK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및 사업 재편이 속도를 내면서 SK그룹의 계열분리 작업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촌간인 최태원 회장·최재원 부회장과 최신원 회장·최창원 부회장은 사실상 분가 상태로 계열분리를 공식화하기 위한 요건 충족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던 SK그룹의 계열분리는 주요 계열사의 사업 재편과 지주사 전환 시기와 맞물리면서 내부적으로 이미 기정사실화된 일"이라며 "현재 양측이 공정거래법 상으로도 계열분리 요건을 갖춘 만큼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최신원 회장·최창원 부회장의 분가에 대해 암묵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관할하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시행령'에 따르면 합의자 간의 지분율 요건이나 지배력 요건 중 하나가 맞으면 계열분리가 인정된다는 것이다. 특수관계인이 지배하는 기업집단으로부터의 계열분리가 이뤄지려면 주주 간의 합의만으로 신청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공정위 관계자는 "계열분리를 요구한 독립경영자에 대해 지배력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상호 간의 합의가 이뤄지면 된다"고 말했다.

SK 계열사 관계자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최태원 회장 측과 사촌형인 최신원 회장 중심의 계열분리에 대해 그룹 내에서는 이미 두 회장의 경영권이 분리됐음을 인정하는 분위기"라며 "경영권은 분리된 상태지만 그룹 내부적으로 기업 브랜드와 SK의 경영철학은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측이 계열분리에 합의한 시점은 지난해 상반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신원 회장은 지난해 SKC와 SK증권 지분 15%를 확보하겠다는 발언을 한 이후부터 분가를 위한 준비를 본격화했다. 지난해 워커힐 합병에 따른 자연증가분 외에도 장내 매수를 통해 꾸준히 지분을 늘려 왔던 것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7월 SKC의 지분 1만주를 추가로 장내 매수한 데 이어 꾸준히 소규모로 지분을 확대해 왔다. 지난달에도 SKC 주식 5000주를 장내 매입해 현재 보유주식은 120만6703주(3.33%)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은 SK네트웍스와 SK증권 주를 추가로 지분 매입했다. 변동 뒤 보유주식 수는 각각 16만7688주(0.07%), 34만5000주(0.11%) 늘어났다.

최 회장의 동생인 최창원 부회장의 경우 SK케미칼의 최대주주로 이미 독립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고 있다. 현재 최 부회장이 SK케미칼에 대해 가지고 있는 지분율은 9.02%에 이른다.

아울러 최신원 회장이 SK가스와 SK에너지, SK㈜ 주식을 전량 처분한 것이 계열분리를 위한 초석 다지기라는 말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계열분리가 이뤄지면 최태원·최재원 형제가 SK에너지와 SK텔레콤, SK가스 등의 그룹 주요 계열사를 맡고, 최신원·최창원 형제는 SKC와 SK네트웍스, SK텔레시스, SK케미칼 등을 가져가는 시나리오가 형성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미경 기자 esit9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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