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오페라 '아랑'의 공연 모습. | ||
(아주경제 이정아 기자) 창작오페라 '아랑'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12월 열린 단막극 형태의 아랑을 '유아기'에 비유한다면 이번 무대는 좀 더 성장한 '청소년기'라고 할 수 있다. 전문평가위원단과 60여 명의 오페라 애호가, 300명의 시민평가단을 거쳐 좀 더 내실있는 작품으로 재구성됐기 때문이다. 또 40분 내외였던 시범공연이 60분 내외의 오페라로 업그레이드 된다. 내년에는 대본과 작곡을 다시 손봐서 대극장 규모의 완결판이 나올 예정이다.
서양의 대표적 음악 양식인 오페라는 우리말로 재창작하기가 어렵다. 오페라는 대사톤과 감정선이 음악적으로 잘 표현돼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가사가 대사 중심이다. 하지만 우리말은 음절 단위로 끊어지고 받침이 많아 대사를 직접 노래로 풀어내기 어렵다.
작곡가 황호준은 "오페라에 한국적 설화를 접목시키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번 창작오페라에서는 전통장단에 사용되는 리듬과 우리말의 호흡을 고려해 말 붙임새를 자연스럽게 끌어냈다"고 말했다. 이어 "중모리, 굿거리, 타령, 자진모리, 휘모리 등 여러가지 장단과 리듬을 다양하게 변용해 극적 흐름에 맞게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경상남도 밀양에서 전해내려 오는 아랑 설화는 장화홍련전의 근원이 된 이야기다. 관노에게 성폭행 당하고 대숲에 버려져 죽음을 맞게 된 아랑. 새로 부임한 부사에게 그 억울함을 하소연하려 하지만 모두 놀라서 죽어 버린다. 그러던 중 한 부사가 진실을 알게 되고 아랑의 억울함을 풀어준다는 스토리다.
이번 오페라는 작곡가 황호준, 작가 김민정, 연출가 서재형이 한 팀을 이뤄 아랑 설화를 추리극 형식으로 꾸몄다. 소프라노 한예진, 테너 정병호·민경환, 바리톤 우주호 등이 출연한다. 오는 26일과 27일 양일간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한편 이번 창작오페라는 국립오페라단 맘(MOM)의 창작오페라 공모전 '제1회 국립오페라단 창작 오페라 시놉시스 및 대본공모'를 통해 탄생됐다. '맘 프로젝트'는 엄마의 마음을 담아 인류애를 실천하는 예술 운동의 하나로, 오페라의 보급과 제작시스템의 다변화를 도모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첫번째 공모전에서 '우편배달부 팔봉'이 대본 부문 우수작으로 선정됐다. 티켓 2만~5만원, 문의 1644-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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