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베트남 하이랜드커피, 고속도로 '미니 캐빈 전략' 본격화

  • 주요 거점 휴게소 및 주유소에 초소형 점포 전개

  • '카페 아마존' 모델 벤치마킹하며 저비용 고효율 확장 노려

더 많은 고객에게 다가가기 위해 혁신에 힘쓰고 있는 베트남 하이랜드커피 사진베트남통신사
더 많은 고객에게 다가가기 위해 혁신에 힘쓰고 있는 베트남 하이랜드커피 [사진=베트남통신사]


하이랜드커피는 최근 고속도로 주유소 및 휴게소를 중심으로 ‘미니 캐빈(Mini Cabin)’ 모델을 통해 소형 점포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대도시 중심의 기존 매장 포맷을 넘어 전국 고속도로 네트워크를 활용한 새로운 고객 접점 확보 전략으로 평가된다.

지금까지 하이랜드커피는 호찌민, 하노이, 다낭 등 대도시는 물론 중소도시의 산업단지, 공항, 병원, 쇼핑몰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집중 출점하며 ‘국민 커피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하이랜드는 높은 시장 지배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비정기 고객’ 의존도가 높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쉽게 말해 특정 시간·장소에서 우연히 들리는 고객층이 많고, 이들이 경쟁 브랜드인 푹롱이나 더커피하우스 등으로 쉽게 빠져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미니 캐빈’ 카드는 주목할 만하다. 고속도로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일정한 휴식이 필요한 고객들을 공략하면서, 브랜드 인지도 강화와 고객 충성도 제고를 동시에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소규모 매장 포맷으로 건축·인테리어 비용이 적고, 빠른 설치와 유연한 이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이는 한때 팬데믹 이후 시도했던 드라이브스루(차에 탄 채로 물건을 주문하고 받는 방식) 모델과는 다른 접근이다. 당시 하이랜드는 테이크아웃 전용 드라이브스루를 시도했으나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고 곧 철수했다. 반면 이번 캐빈 전략은 입지 선정, 인프라, 고객 타깃 등 다양한 측면에서 사전 준비를 거쳐 론칭됐다는 점에서 확연히 다르다.


이같은 전략의 배경에는 동남아 대표 성공 사례인 태국의 카페 아마존(Café Amazon)이 있다. 태국 PTT 그룹 산하 브랜드인 카페 아마존은 2024년 기준 전국 4300개 이상 매장을 운영하는 가운데 이 중 절반 이상을 주유소 및 고속도로 휴게소에 배치했다. 그 결과, 2024년 3분기 기준 월간 커피 판매량은 9800만 잔에 달했는데 이는 단일 국가 내 로컬 브랜드로는 이례적인 기록이다.

하이랜드 역시 유사한 확장을 노리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전국 고속도로망 확충, 전기차 증가, 교통 관련 법률 개정 등으로 인해 고속도로 내 휴게소·편의시설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2025년 1월부터 시행된 2024-168호 교통법령은 상업 운전자들의 연속 운전 시간을 4시간으로 제한하며 중간 휴식 의무화를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휴게소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하이랜드는 이를 신속히 포착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기차 충전소 확대는 새로운 고객층 유입의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베트남의 전기차 보급률 증가와 함께 충전 대기 시간 동안 간단한 음료를 소비하려는 수요가 자연스럽게 발생하고 있다. 

물론 과제도 있다. 무엇보다 미니 캐빈 모델은 브랜드 표준화 유지에 어려움이 있다. 소형 공간에서 동일한 품질과 서비스 수준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교육, 물류, 관리 시스템이 한층 정교해야 한다. 하이랜드는 2020년대 중반 들어 중앙 집중형 원두 공급망, 스마트 POS(판매 시점 정보 관리 시스템), 매장별 리뷰 피드백 자동화 등을 도입해 왔지만 캐빈 매장이 폭증할 경우 이 시스템의 지속성 및 신뢰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또한 해당 사업 모델에 대한 경쟁 역시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카티낫, 더커피하우스, 푹롱 등 기존 브랜드는 물론 스타트업 기반의 앱 연동형 커피 브랜드들까지 고속도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카티낫은 최근 도시 외곽 거점 전략을 강화하고 있고, 푹롱은 빈그룹과 제휴해 ‘스마트 리테일’ 플랫폼을 실험 중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하이랜드의 미니 캐빈 전략은 단순한 ‘저비용 확장’이 아니라, 유동 고객을 충성 고객으로 전환하려는 디지털-로컬 융합 전략의 일환으로 평가할 수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