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이 지은 싱가포르 MBS호텔 웅장한 모습 드러내다.

쌍용건설이 싱가포르에서 시공한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상상 속에서나 지을 수 있는 건축물, 우리 기술로 쌓아올린 21세기 건축의 기적'.

최고 52도의 기울기를 자랑하며 싱가포르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른 마리나 베이 샌즈(MBS·Marina Bay Sands) 호텔. 두 장의 카드가 서로 기대어 서 있는 모양을 형상화한 건물 3개동에 지상 200m 높이에서 거대한 배 모양의 스카이 파크로 이를 연결한 독특한 디자인으로 발주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시공사인 쌍용건설은 일본, 프랑스 등 굴지의 건설회사도 포기한 공사를 순수 국내 기술력으로 쌓아올려 전세계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23일 싱가포르에서는 MBS 호텔이 착공 2년여 만에 완성, 웅장한 자태를 드러냈다. 이날 현지에서 개최된 마리나 베이 샌즈 복합 리조트 그랜드 오픈 행사에는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과 발주처인 미국 샌즈 그룹 셀던 아델슨 회장, 오준 주싱가포르 대사, 싱가포르 퀙릉뱅 홍릉그룹 회장 등 유력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또한 국내외 취재 기자만 1200여명이 몰릴 정도로 이목이 집중됐다. 

MBS 호텔은 지상 55층짜리 3개동으로 총 2561 객실을 갖췄다. 이는 지상에서 최고 52도 기울어져 올라가는 동측 건물이 지상 70m(23층)에서 서측 건물과 연결된 후 55층까지 올라가는 들 입(入)자형 구조다. 현존하거나 설계, 시공 중인 건축물 중 최고 난이도로 평가받고 있다.

당초 마리나 베이는 매립지로 지반이 약해 이 같은 건축물을 쌓아 올리는 것은 불가능 하다고 분석됐다. 지반이 약한 데다 기울기가 심한 건축물을 세우는 것은 물론, 축구장 2배 크기의 약 6만톤에 달하는 스카이 파크의 하중을 견디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쌍용건설은 그러나 세계 최초로 포스트 텐션과 특수 가설 구조물 설치 공법 등을 사용해 피사의 사탑(5.5도)보다 약 10배가 더 기울어진 호텔 디자인을 완벽하게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MBS 호텔 타워3의 차용석 팀장은 "누구나 안 될 거라고 의심했던 프로젝트를 직원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땀방울로 쌓아올렸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타워2의 백선흠 팀장도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큰 의의는 적정공사기간(48개월)보다 무려 21개월이나 공기를 단축한 것"이라며 "이는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기록이며 역사의 현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쌍용건설은 스카이 파크 시공을 위해 길이 38~75m, 무게 200~700톤의 철골 구조물 총 7000톤을 지상에서 조립해 200m 위로 끌어올리는 유압 잭을 이용한 해비 리프팅 공법을 사용했다.

또한 기울어지고 갈라진 하층부 건물에 전해지는 약 6만톤에 달하는 스카이 파크의 막대한 하중은 트랜스퍼 트러스공법을 적용해 해결했다.

일일 최대 출역 인원은 미국 영국 호주 등 10개국 6000여명에 이르며 24시간 공사를 수행했음에도 1000만시간 무재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MBS 호텔에 적용된 경사구조 시공공법이 해외 프로젝트 적용 기술 최초로 국토해양부 건설신기술 제 608호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쌍용건설은 향후 국내 공공공사 입찰시 기술점수를 부여받고 유사 프로젝트에 해당 기술이 사용될 경우 해당 공사금액의 약 15%를 기술료로 받게 된다.

이 호텔을 설계한 모세 샤프디는 "단 27개월 만에 성공적으로 공사를 수행한 한국의 쌍용건설에 경의를 표한다"며 "모든 이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지구촌의 새로운 아이콘이 완성되는데 기여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쌍용건설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철저한 보수 관리를 통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발주처와 쌓아놓은 신뢰를 더욱 공고히 다지는 것 또한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준공 후 1년간 하자 보수를 담당하는 김응주 팀장은 "현재 큰 문제는 없지만 모든 인원이 철수한 이후에도 끝까지 남아 철저한 관리를 통해 세계 최고의 프로젝트를 완성시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호텔은 싱가포르가 차세대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국책 사업으로 추진 중인 도심형 복합 리조트인 마리나 베이 샌즈 복합 리조트의 메인 프로젝트로 공사금액이 미화 6억8600만 달러(한화 9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이는 대한민국 해외 건설 사상 단일 건축 프로젝트로는 최대 규모이며 지난 2007년 9월 수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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