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불패 신화 청라에 무슨 일이...

  • 마이너스 프리미엄 속출에 불꺼지 아파트 수두룩

(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청약불패'신화를 남겼던 인천청라지구 부동산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본격적인 입주시기를 맞았지만 입주율이 극히 저조한 데다 시세도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속출하는 등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조망이 뛰어난 중앙호수공원 인접 단지를 제외한 주변 지역의 하락세가 큰 편이다.

◆1억원 마이너스 프리미엄도 등장 

29일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 2일 입주를 시작한 '중흥 S-클래스' 대형 평형(160㎡ 이상)의 시세는 분양가보다 5000만~7000만원 정도 낮게 형성돼 있다.

이달 말 입주하는 '청라 자이'도 전반적으로 약세다. 특히 142㎡는 최고 1억원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에 나온 물건이 있다.

중앙호수를 끼고 있어 청라지구 최고 입지를 자랑하는 단지들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라 비발디 130㎡는 분양가 대비 최고 2000만원, 한화 꿈에그린 130㎡도 1000만~2000만원 정도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이처럼 청라지구 아파트가 입주가 본격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생활에 필요한 교통이나 편의시설 등 기반시설 공사가 지금도 진행되는 등 인프라가 취약해 입주를 꺼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실수요 보다 투자목적으로 청약한 당첨자들도 상당한 수에 이르는 것도 한 요인이다.

청라지구 B공인 관계자는 "학교든 상가든 아파트 외에는 들어선 건물이 없는데 누가 이사를 들어오겠느냐"며 "그나마 들어오고 싶어도 기존 집이 팔리지 않아 입주를 못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C공인 관계자도 "집값이 많이 떨어진 데다 여기 저기서 안 좋다는 얘기만 떠드는데 누가 집을 사겠느냐"며 "지금 내놓는다 해도 답이 없고 전망이 밝지 않기 때문에 보유하라는 얘기도 못하겠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L공인 관계자는 "호숫가 단지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라며 "지난해 같은 시기에 동시분야에 나섰지만 제일 풍경채나 한양 수자인 등 호수공원과 상대적으로 멀리 떨어진 단지는 낙폭이 더 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입주율 20% 밑돌아

상황이 이렇다보니 입주율도 저조하다. 총 174가구가 들어서는 중흥 S-클래스는 입주율이 20%도 채 안될 것이라는 것이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달 말 입주하는 GS 자이도 입주에 비상이 걸렸다. 이 회사가 당첨자를 대상으로 한 사전 조사 결과 바로 입주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10%도 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큰 문제는 낮은 입주율에 가격 약세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곧 전매제한에서 풀리는 물량 가운데 상당수가 매물로 나올 경우 가격 약세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미 전매제한이 풀렸거나 연말까지 풀리는 물량만 1만가구에 가까이 육박하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특히 투자목적으로 청약했다 자금이 어려워진 당첨자들이 가격을 낮춰 급매물로 내놓을 경우 가격 약세가 도미노현상처럼 주변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A아파트에 입주해야 한는 S씨(42/남)는 "막대한 금융비용을 물어가며 분양권 유지를 하고 있지만 산다는 사람만 있다면 당장 팔아넘기고 싶은 심정"이라며 "앞으로 집값이 오르리란 보장이 없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한 전문가는 "금융비용 부담이 큰 투자자들이 빨리 손실을 털고 나오겠다는 욕심 때문에 어떻게든 매도하려고 하면서 오히려 집값 약세를 부추기는 꼴이 되고 있다"며 "무조건 매도에 나서기 보다는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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