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방영덕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기관의 내부통제 및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가 강조되면서 금융권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특히 정치권과 금융당국에서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데다 최근 대형 금융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준법감시 업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내부통제 기준을 재점검하는 한편 준법감시 및 준법지원 부서의 기능 강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띠는 것은 인력 확충이다.
신한은행 준법지원부는 이달 들어 국제변호사 1명을 추가로 영입했다. 이에 따라 국제변호사 2명, 국내변호사 5명의 진용을 갖추게 됐다.
이상원 신한은행 준법지원부 부장은 "현지법인 설립 등 해외 업무가 늘어나면서 국제변호사를 추가로 채용했다"며 "준법지원부의 기능을 다양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준법지원부에도 7명의 변호사가 포진해 있다. 우리은행 측은 "금융투자 업무가 급증하고 있어 법률 검토를 위한 전문가를 확충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방은행도 준법감시 기능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광주은행은 지난 달 준법지원실을 준법지원부로 확대 개편하고 인원도 7명에서 10명으로 늘렸다.
최근 거액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던 경남은행도 변호사 채용을 진행 중이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내부통제 기준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준법감시 업무의 범위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펀드 및 방카슈랑스 등 금융투자상품의 불완전판매 예방 업무는 물론 자금세탁 방지, 국외점포 모니터링 등 내부통제 업무 강화에 심혈을 기울인다.
우리은행은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직원 교육을 집중적으로 실시하는 한편 법규 위반 사안에 대한 부서별 이중 점검에 나섰다. 또 민원 처리시 법규 위반 여부를 사후 검토할 계획이다.
정민수 우리은행 준법지원부 차장은 "오히려 거액이 오고가는 계약은 다양한 법규를 활용해 미리 점검할 수 있지만 민원처리 등 소소한 업무에서는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준법지원부에서 구축한 자금세탁 방지 시스템이 지난해 말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표창을 받으면서 업계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준법감시 제도의 운영 방식에 대한 세부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준법감시인은 모두 1명이다. 그러나 준법지원부 인원은 국민은행 51명, 우리은행 24명, 신한은행 30명, 하나은행 25명으로 구성돼 있다.
조직 구성에 대한 규정이 명확치 않아 자산 규모 및 내부 필요성에 따라 편차가 심하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의 준법지원 조직 규모가 다른 은행보다 큰 것은 내부 모니터링 업무인 '자점검사'를 위한 검사부 인원 20명이 포함돼 있어서다.
강익환 국민은행 준법지원부 부장은 "인원 수도 많지만 탄탄한 보고 라인을 갖춰 현장의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청취하고 있다는 게 더 큰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국민은행은 영업지원부 소속 446명이 매일 전국 모든 영업점을 점검하고 그 결과를 준법지원부에 보고하고 있다. 준법감시 및 준법지원 업무에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가 전달되고 있는 셈이다.
우리은행은 준법지원부가 직접 현장을 찾는 '찾아가는 법률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영업점이 요청하면 준법지원부 소속 변호사가 직접 방문해 법률자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준법감시협의회 관계자는 "증권사 준법감시 인력이 평균 5~6명에 불과한 데 반해 은행권 인력은 훨씬 많다"며 "하지만 인원 수보다는 각 회사의 체질에 맞는 준법감시 제도를 운영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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