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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하게…강하게…버티기…"갈때까지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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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7-09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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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규 투자 중단·씀씀이 줄여…저항 거세질 듯

(아주경제 김유경ㆍ김병용 기자) 현대그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실적 발표'라는 회심의 카드를 사용했음에도 채권단의 태도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채권단은 신규여신 중단이라는 채찍을 꺼내들었다.

이에 따라 현대는 신규 투자 중단 등 씀씀이를 줄이며 버티기 모드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현대의 저항이 거세질수록 채권단의 제재 수위가 높아 질것으로 보여 버티기에도 한계가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불투명한 해운 시황 역시 현대의 편이 아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상황에 따라서는 현대상선이 외국 은행과 손을 잡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럴 경우 조달금리 상승이라는 부작용이 예상된다.

◆"당장은 괜찮다"

주거래은행인 외환은행을 중심으로 한 채권단은 8일 오전 '채권협의회 운영위원회'를 열고 현대그룹 및 계열사(금융계열사 제외)에 대해 신규 여신을 전면 중단하기로 서면 결의했다.

채권단의 이번 결의에 따라 국민은행ㆍ하나은행ㆍ우리은행 등 국내 시중들은 이르면 내일부터 현대그룹에 대한 신규 여신을 중단을 한다.

그럼에도 현대의 반응은 의외로 담담하다. 금융권의 신규 여신 중단으로 당장은 큰 피해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현대아산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계열사의 실적이 양호하기 때문에 버틸 수 있는 체력을 확보한 점도 현대가 믿는 구석이다.

특히 현대는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의 '깜짝 실적'을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재무구조를 개선해야한다는 외환은행의 요구를 단박에 반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지난 2분기 매출 1조9885억원, 영업이익 1536억여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와 비교해 1224%나 늘었다. 이밖에 현대엘리베이터ㆍ현대로지엠 등 다른 계열사들도 올 2분기에 소폭이나마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신규 대출 중단으로 당장 피해를 보는 것은 없다"며 "실적이 좋아 운용자금 마련에도 전혀 지장이 없다"고 전했다.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문제는 앞으로다. 현대가 이번 신규 대출 중단에도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을 끝까지 거부할 경우 채권단이 제재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 신규 대출 중단 이후에 채권단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로는 '만기대출 연장 거부'가 꼽히고 있다. 만약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기존여신 회수'라는 최후의 수단도 동원될 수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현대의 움직임에 따라서 채권단의 대응도 달라 질 수 있을 것"이라며 "이제 공은 현대에게로 넘어 갔다"고 밝혔다.

금융권의 제재와 더불어 해운시황도 현대를 조급하게 하고 있다. 비록 지금은 경기회복에 따른 물동량 증가와 운임 상승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하반기는 장담할 수 없다.

현재 현대상선의 주력항로인 미주노선과 유럽항로의 운임은 사실상 '리먼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이에 따라 세계 주요 선사들이 선박 투입량을 급격하게 늘리면서 공급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해운산업은 선박공급과 물동량 수요에 따라 시장이 움직인다는 점에서 공급과잉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복량 증가는 시황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상당수 정기선사 관계자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2011년 컨테이너시황에 큰 우려를 보이고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한편 현대가 채권단의 압박으로 자금난에 겪을 경우 외국 은행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상선이 선박건조자금을 조달할 때 국내 은행뿐 아니라 해외 은행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외 은행을 이용해 자금을 조달할 경우 국내 은행보다 조달금리가 높아 그만큼 자금부담이 가중된다. 이런 이류로 국내 선사들은 해외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한국정책금융공사가 현대건설의 매각절차를 서두르고 있는 점도 현대의 마음을 다급하게 하고 있다. 이래저래 시각은 쫓기는 쪽은 현대다.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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