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하반기 수신 '맑음', 여신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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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7-0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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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유경 고득관 기자) 올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과 금융권의 예금확보 경쟁 등으로 수신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전망이다.

반면 대출시장은 지속되는 경기불안과 부동산 시장 침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으로 침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 금융권 수신, 확장 기조 유지 전망

올 하반기 금융권 수신시장은 상반기에 이어 활황을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직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한 데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어 자금 쏠림 현상이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

또 예대율 100%를 맞추기 위한 은행권의 예금유치 경쟁도 수신시장 활성화를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8일 한국은행과 은행권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전체 예금은 801조3748억원(4월 말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94조7751억원에 비해 15.34%(106조5997억원) 급증했다.

이는 지난 2002년 6월의 15.70% 이후 9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은행 예금의 증가세는 올 들어 더욱 가파라지고 있다.

시중은행권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완화되고 있음에도 은행예금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다"며 "하반기에도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올 하반기에 영업 부문, 고객별, 포트폴리오별 균형 성장을 하되 경제성장률에 맞춰 자산을 늘리겠다는 전략을 유지할 방침이다.

신한은행도 펀드의 장기투자 및 적립식 위주 영업을 전개하고, 하나은행 역시 펀드와 방카슈랑스ㆍ외환거래 등을 통한 수익성 확대를 영업 목표로 설정했다.

저축은행권도 마찬가지로 수신 증가세는 꾸준히 오르고 있으며 이 같은 기조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저축은행의 총 수신은 지난 4월 말 기준 76조9840억원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21.5%나 급증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신 증가율은 16.1~19.8%에 불과했으나, 올 들어 20% 안팎을 넘나들고 있다.

◆ 여신시장은 여전히 '겨울'

반면 금융권의 하반기 대출시장은 경직된 모습을 지속할 전망이다.

금융위기 여파가 지속되고, PF 부실 우려 확산과 대출 수요 감소, 은행권 대출 태도 위축 등에 따른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근 기업 구조조정이 가속화하고 있고 대출 연체율도 오르고 있어 대출을 늘리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아직 중소기업의 건전성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은행권에서는 하반기 영업에 대해 건전성과 안전성을 최대 화두로 제기하고 있다.

한은이 지난 6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신용위험지수는 3분기 20으로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 지수가 올랐다는 것은 은행의 대출 행태가 더욱 보수화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저축은행권도 여신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통상 저축은행권은 6월 말 결산에 맞춰 2분기까지 여신을 줄이다가 3분기부터는 여신을 크게 늘려왔다. 하지만 올 하반기는 당국의 강력한 자산 건전성 규제 조치로 예전같은 적극적인 여신 영업이 재개되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저축은행들은 자산관리공사(캠코)에 부실 PF 채권을 매각하며 조만간 금융당국과 경영개선협약(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이 협약은 △2011년 6월까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8% 이상 유지 △충당금 전액 적립할 시까지 배당 금지 △협약 종료까지 지점 설치 금지 △협약 미이행시 감독관 파견·대주주 자본확충 요구·보유자산 처분 요구 △BIS비율 미달성시 인수합병· PF채권 양수도계약 해지 △이행실적 매분기 보고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즉 2010회계연도 결산까지 BIS 비율을 8% 이상 유지하지 않으면 PF채권 양수도계약이 해지되게 되는 것이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PF 채권 양수도계약이 해지돼 저축은행이 다시 부실 PF 채권을 떠안게 되면 연체율이 갑자기 급등하게 된다"며 "이에 따라 건전성 지표들이 당국의 감독지도사항을 넘어서게 되고 바로 적기시정 조치나 영업정지 처분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들은 이번 회계연도 결산에서 발생할 부실 PF 채권 매각손실을 하반기에 만회해야 하지만 BIS 비율 관리를 위해서 여신을 크게 늘릴 수가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BIS 비율을 높이려면 후순위채권 발행이나 증자를 통해 자본을 늘리거나 여신을 줄여야 한다.

저축은행들은 여신 영업 위축에 따른 수익성 만회를 위해 자산 운용을 더 확대하는 전략을 펼 것으로 전망된다.

대부분의 저축은행들은 유가증권 투자한도에 거의 육박하는 금액을 자본시장에 투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저축은행의 자기자본 산출이 변경돼 지난 1일부터 후순위채 등 보완자본(Tier2)만큼 유가증권 투자 한도가 늘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 105개 저축은행의 보완자본 총액은 2조3456억원에 달한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은 기관투자자 가운데 몸집이 작은 편이기 때문에 움직임도 발빨라 자산 운용 수익률이 여신보다 높다"이라며 "하반기 자본시장 흐름도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돼 저축은행들이 자산 운용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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