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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 한국 반도체, 향후 침체기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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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7-11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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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연일 '싱글벙글'이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면서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3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최고 성적인 2004년 2분기 영업이익 2조15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하이닉스 역시 매출 3조원,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것으로 보인다.

3분기에도 이같은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계절적 성수기인데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크게 앞서면서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것.

하지만 이들에게도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지난 3년간 '치킨게임'에서 패배한 해외 경쟁사들 역시 최근 시장이 활기를 찾으면서 회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나 긴 출혈경쟁에서 주요 경쟁사 중 탈락한 곳은 독일 키몬다 뿐이다. 나머지 기업들은 다시 체력을 회복하고 있다.

반도체 시장의 특성 상 호황과 불황 싸이클이 명확한 만큼 향후 다시 찾아올 불황기에 출혈경쟁을 펼쳐야 할 기업들이 전혀 줄지 않았다. 따라서 다시 과거의 치킨게임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D램 3위인 엘피다는 올해 1~3월 영업이익이 378억엔(5100억원 상당)을, 4위인 미국 마이크론 역시 지난 2분기에 순이익 3억6500만달러(3800억원 상당)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에야 가까스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들 기업은 최근 흑자폭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정공법으로 불황을 타개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올해에만 반도체에 11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아울러 15라인 증설과 16라인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과거에는 미세공정에서 해외 경쟁사들과 기술 차이가 크지 않아 경쟁이 치열해질 수 밖에 없었다"며 "현재는 1년 이상의 차이가 있고,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DDR3 역시 하이닉스를 제외한 기업들은 생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양산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내 D램 기업은 40나노 전환을 진행중이지만 해외 경쟁사는 60, 70나노 대에 머물러 있다"며 "생산성이 2.6배 상당 높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만이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삼성전자의 공격적인 반도체 투자가 경쟁사들을 완전히 압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불황에도 생산능력을 앞세워 경쟁사를 압박하겠다는 것. 실제로 삼성전자는 극도의 불황 속에서도 버틸 수 있는 생산기술과 자본력을 갗춘 유일한 메보리 기업이다.

아울러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힘으로써 후발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꺾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쟁사들은 최근 사상 최고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설비 투자를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 향후 공급과잉으로 인한 출혈경쟁에서 삼성전자가 생산량을 줄이지 않을 경우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외 주요 메모리 기업 가운데 도시바와 엘피다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투자 계획도 세우지 못했다. 그나마 이들 기업의 투자액은 각각 1조2000억원, 7200억원 정도로 국내 기업의 투자에 크게 못 미친다.

하이닉스도 삼성전자와 비슷한 입장이다. 올해 투자액을 기존에 발표한 2조3000억원 보다 33% 늘어난 3조5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한 것도 이같은 자신감에서 비롯됐다.

미세공정 전환에 성공한 만큼 생산성 향상에 제약이 된 8인치 웨이퍼를 12인치로 순차적으로 전환하면서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여력이 있다. 상대적으로 공정기술이 한발 뒤처졌던 낸드플래시 역시 20나노 개발에 성공, 선두그룹과 격차를 줄이고 있다.

비메모리 기업인 동부하이텍 역시 오랜기간의 부진을 떨쳐내고 3분기에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위탁생산(파운드리)가 강세를 보이고 있고, 시스템LSI 역시 일부 부분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 비메모리 산업이 반도체 업황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만큼 향후 동부하이텍의 선전도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시장에서 다시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나도 이미 국내 기업들이 차별화된 양산기술을 갖춘만큼 해외 기업들이 경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극히 적다"며 "오히려 삼성전자의 경우 장기적 관점에서 치킨게임을 통해 경쟁 기업의 수가 줄어들길 기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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