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 잃은 대형 프로젝트-上] 지자체장 교체에 대형사업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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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7-1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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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정치상황에 따른 심각한 국론 분열이 각종 개발 프로젝트를 뒤흔들고 있다. 정치싸움에 4대강 정비사업, 세종시 개발 등 국책사업뿐만 아니라 각 지방자치단체가 진행 중인 대형 개발사업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일 실시된 전국 지방선거에서 야당의 압승으로 이달 1일 지방권력이 대거 교체되면서 지방자치단체마다 각종 개발 현안을 둘러싼 논란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결국 모든 피해는 개발 사업 주체인 기업이나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6·2 지방선거를 통해 서울은 총 25개 구청 중 21곳이, 시 의회 106석 중 79석을 민주당이 차지했다. 기존에 25개 구청장 모두와 의회 102석을 한나라당이 휩쓸었던 것과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경기도에서도 김문수(한나라당) 전임 도지사가 재선에 성공했지만 31개 시장·군수 중 19곳이 야당의 차지가 됐다. 

이들 신임 기초자치단체장은 그동안 전임자가 추진해 오던 대형 개발사업에 대해 대대적인 재검토를 지시하거나 취소 방침을 밝혔다. 

전임자의 방만 경영을 문제 삼아 감사원에 감사를 신청하거나 전임자의 실정을 책임지지 못하겠다며 발뺌 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김학규 용인시장은 이날 취임 후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전임 시장이 추진했던 '용인 영어마을'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 적자운영이 불가피하다는게 이유다. 김 시장은 당초 이달로 예정됐던 경전철 개통을 3개월 정도 연기한 상태다.

경기 의정부 경전철도 용인과 비슷한 이유로 사업이 중단됐다. 안병용 신임 시장은 수요 재예측 필요성을 재기하며 경전철 사업을 중단시켰다.

지난 12일에는 우리나라에서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이후 처음으로 경기도 성남시가 모라토리엄(지급유예)를 선언했다.

이재명 신임 성남시장은 이날 모라토리엄의 이유로 전임 이대엽 시장의 실정을 거론하며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이 시장은 전임 시장이 지난 4년간 호화 청사 건립 등 불필요한 거대 개발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해 시의 부채 비율을 높였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주요 자치단체장이 대형 개발 계획을 취소하거나 중단하고, 금융위기 여파와 건설산업 구조조정으로 인해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미래를 위한 성장 동력까지 잃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각 지자체들이 무리하게 개발 사업을 벌린 측면이 있지만 단체장이 교체됐다고 해서 그동안 추진돼 오던 사업을 무조건 뒤집고 보는 행태는 제2의 예산 낭비는 물론 정치적 보복으로 보여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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