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북한, 왜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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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7-1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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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갑수 통일교육원 교수.
 
문제의 본말을 알아 대처하려면 ‘노하우(Know-how)‘보다는 ‘노와이(Know-why)’에 접근해야 해결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 북한의 행태가 의문스러울 때 역시 ‘와이‘로 파고들어야 한다.

대한제국 몰락 후 상해와 남경은 광복운동의 본거지였으나 상해쪽은 문관쪽이 남경쪽은 무관쪽이 중심이었고 무관쪽은 공산계열로 많이 기울어졌다.

그러나 양측 모두 일제에 항거하며 광복의 기회를 가지려 했는데 그때의 상호대립은 노선대결이었을 뿐 그렇게 적개심이 치우치지는 않았다.

해방 후 권력 헤게모니 장악 과정에서 일제 대신 상대를 불구대천(不俱戴天)의 정적으로 메김하고 일제에 대한 적개심이 상대측에 투사되기에 이르렀다.

동·서독과 미국·소련의 스파이 교환과 같은 것이 남북한간에는 이뤄지지 않았던 것도 과도한 적개심이 원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나 북한에서 패러다임의 하나로 정형화된 혁명적 세계관은 인식→증오→투쟁의 3단계 의식화 과정을 거치게 하는 바 이는 조직과 사회에 매우 불건전한 풍토를 조성시켰다.

멀쩡한 우리를 나와 너로 구분하고 너가 나를 착취하니 적이라고 설정하고는 내가 너와 투쟁, 타도해서 새로운 혁명사회로 전변시킨다는 것이다.

더불어 살아가야 할 상대를 적으로 인식시키는 것은 면역력, 비판력이 약한 청소년과 젊은이들에게는 성장 시기에 독극물을 자양분으로 인식시켜 공급하는 것과 같다.

한국에서 급진세력들이 이 혁명적 세계관으로 의식화시켜 공장장, 사주를 적대하게 한 것은 사회적으로 동반자살 하는 것과 같은 결과에 이르게 된다. 북한 내부에서도 조금만 비위에 어긋나면 혁명동지를 없애야 할 적으로 인식하고 무자비한 처벌을 안겨준다. 건전하고 생산적인 협상, 중재, 조정, 타협 등이 개입할 여지는 점점 좁아지고 투쟁, 타도, 폭력이 난무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의 해외 유학생 경비가 연 55억 달러로 추정되는데 갈등에 의한 소모 경비가 연 700억 달러로 추산되니 내부의 적대의식은 외부의 적대의식보다 더 끔찍한 결과를 가져다 준다고 할 것이다.

일제에 의한 이이제이(以夷制夷) 정책에 의한 분열 조장, 공산이념의 허황한 적대의식, 정치꾼들에 의한 지역갈등 조장 등으로 우리나라는 콩도 쪼개 나눠먹는다는 홍익인간의 화합정신을 외면하고 너무도 불건전한 작태에 의해 멍들어 왔다.

북한은 스스로의 혁명적 세계관에 의해 너무도 많은 인재 말살, 악순환적 비생산성에 휘말림으로써 세계 최하위권 국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말은 원래 비료가 없었던 근대화 이전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파야 한다’가 맞는 말로 새로 산 논에 인분을 주기 위해 배변을 참고 뛰어갔다는 선각자의 지적을 다시 일깨울 필요가 있다.

대저 선진국이 되려면 국민의 기부율이 65% 이상 돼야 하나 적십자 통계로 한국은 아직 15%에 불과하다. 북한은 한동안 크게 신세를 지고도 감사하게 여기기는커녕 도발로 답했다.

북한도 스스로 혁명적 세계관을 같이 더불어 살아가는 상생적 세계관으로 바꿔야 한다. 북한 지도층이 마땅히 개혁의 주체로 우리와 함께 동반자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코르바초프의 말대로 시대의 지각생이 된다면 조만간 개혁대상이 돼 얼마나 고통스러워지겠는가.

일찍이 황금의 나라로 불려졌던 코리아(Korea). 황금은 외부의 색깔을 벗고 순수할 때에만 최대의 진가가 나타나듯 외세, 외부의 이념의 색깔을 벗을 때 동방의 등불로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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