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설익은 '보증부대출' 발표 슬쩍 연기

발표 및 시행시기 시차 커 민원발생 우려 보증재원 출연비율 의무화 일정도 늦춰져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금융위원회가 서민금융 활성화 차원에서 추진해왔던 보증부 대출 확대 방안 발표를 연기했다.

금융회사의 출연금 비율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 정비가 완료되지 않은 탓이다. 보증부 대출의 명칭도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설익은 판단으로 시장에 혼선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보증부 대출 운영방안' 발표를 당초 14일에서 20일로 연기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증부 대출이 7월 말 시행되는데 계획대로 14일 발표하면 시행 시기까지 2주 간의 시차가 생기게 된다"며 "괜한 민원을 야기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발표 시기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20일 열리는 차관회의에서 금융회사별 보증재원 출연 비율이 명시된 '지역신용보증재단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된다"며 "차관회의 직후 구체적인 운영방안을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4월 7일 서민금융 활성화를 위한 당정협의를 개최하고 보증부 대출 확대 방안을 채택했다. 또 참여할 금융회사의 보증재원 분담 비율을 법정 의무화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은 보증재원 출연이 의무화돼 있으나 농·수협, 신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회사의 경우 법적 의무가 없다.

금융위는 이를 반영해 지역신용보증재단법 시행령을 상반기 중 개정키로 했으나 결국 일정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이와 함께 발표를 코앞에 두고 보증부 대출의 명칭도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다양한 의견이 있었으나 아직 명칭을 결정하지 못했다"며 "운영방안을 발표할 때 명칭도 정식으로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 관련 대책은 바로 시행할 수 있을 정도로 완성도를 높인 후 발표하는 게 시장에 혼란을 주지 않는 방법"이라며 "대책 발표 시점과 시행 시점의 시차가 너무 크거나 준비가 부족한 대책을 성급하게 내놓을 경우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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