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고전에도 삼성 패밀리는 '함박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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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7-2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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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손고운 고득관 기자) 지난 5월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한 삼성생명이 상장 두 달이 지나도록 여전히 주가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삼성생명의 상장으로 삼성생명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계열사들은 삼성생명 상장 수혜를 톡톡히 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금융권 및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 5월 12일 상장한 삼성생명은 여전히 주가가 공모가인 11만원을 밑돌고 있다. 26일 삼성생명 주식은 공모가보다 3.6% 낮은 10만6000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최근 국내 주식 시장이 연고점을 잇따라 돌파하는 등 호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삼성생명 주식은 횡보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일 이후 코스피(KOSPI) 지수는 5.5%나 올랐지만 삼성생명 주식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1.9% 오르는 데 그쳤다.

상장 직후 시가총액 4위에 오르고 1조1000억원의 역대 최고 상장일 거래대금 기록을 세웠던 모습과 상반된다.

시가총액 순위도 어느새 7위까지 내려갔다. 특히 상장 이후 주가 부진으로 신한지주에 금융주 1위 자리도 내줬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상장을 위한 기업평가를 실시했을 당시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공모가가 다소 높은 수준으로 책정됐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또 "상장 직후 일어난 남유럽발 금융위기로 유럽 투자자들이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삼성생명 주식을 매각한 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생명의 주식을 보유한 계열사들은 삼성생명 상장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범삼성계열로 분류되는 신세계는 삼성생명 상장과 함께 보유주식 500만주를 처분했다. 매각이익은 4160억원으로 상반기 영업이익 4982억원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또 300억원에 달하는 삼성생명 배당금도 2분기 실적에 반영된다.

신세계는 여전히 삼성생명 주식 2214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 주식의 가치도 1조7000억원에 달한다.

삼성카드는 지난 23일 발표한 2분기 실적을 통해 자기자본이 1분기 말에 비해 1조500억원(23.9%) 증가했다고 밝혔다.

삼성카드는 에버랜드의 주식을 25.6%, 에버랜드는 삼성생명의 지분을 19.3% 보유하고 있다. 삼성카드가 보유한 에버랜드 지분의 장부가치는 삼성생명의 상장으로 1분기 말 2486억원에서 2분기 1조3405억원으로 5배 넘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36~37% 수준이던 삼성카드의 조정 자기자본비율도 42.7%로 급증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상장하면서 에버랜드의 기업가치가 높아지고 이것이 다시 삼성카드의 자본 적정성 향상으로 연결된 것"이라며 "삼성생명의 상장 등으로 에버랜드의 주당 가치가 38만7700원에서 209만900원 수준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dk@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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