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몸집을 키운 국내주식형 사모펀드들이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높은 수익률보다 안정적인 운용을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2556개의 사모펀드가 신규 설정돼 38조2694억여원이 몰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지수 상승에 따라 대규모 펀드 환매가 진행된 이달들어서만 해도 238개의 사모펀드가 새로 만들어져 2조9105원의 자금이 투자됐다.
외국계 자산운용사들도 사모펀드 형태의 국내주식형펀드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ING자산운용 관계자는 "국내주식형펀드 운용 부문을 강화할 것"이라며 "사모펀드 형태로 압축된 종목 구성을 만들어 소수 종목 위주에 투자하는 국내 주식형 펀드를 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설정액이 큰 대형 사모펀드의 수익률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8일까지 9246억원을 모은 유진자산운용의 ‘서울자산신한우선주사모주식 1’의 연초이후 수익률은 -0.03%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사모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6.40%인 점을 감안하면 저조한 수치다.
1년 수익률에서는 그 폭이 더 커진다. 사모펀드 1년 평균 수익률이 17.06%지만 ‘서울자산신한우선주사모주식 1’은 6.12%에 불과하다.
설정액 2302억원을 기록하고 있는 한화자산운용의 ‘한화부메랑I사모증권투자신탁 2(주식)’도 연초이후 4.59%로 평균 수익률을 밑돈다. 설정액이 1000억원을 넘는 국내주식형 사모펀드의 연초이후 평균 수익률도 2.81%를 나타냈다. 이 같은 수익률은 전체 사모펀드 평균 성적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설정규모 상위 펀드 가운데서는 설정액 1200억원 수준인 ‘한화성장사모증권투자신탁 7(주식)’이 동기간 수익률 7.57%로 유일하게 국내주식형 사모펀드의 평균 수익률을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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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전문가들은 전체 설정액이 비교적 작아 유연한 운용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으로 꼽혀왔지만 일부 사모펀드들은 공모 못지않게 몸집을 키워 수익률 제고가 어렵다고 분석했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펀드연구원은 "사모 펀드에 투자하는 기관이나 고액자산가들은 수익률 목표치가 일반 개인들보다 높지 않아 더 여유 있게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성향에 따라 사모펀드의 성격도 크게 달라지겠지만 대부분 규모가 큰 사모펀드의 경우 높은 수익률보다 안정적인 운용을 원한다"면서 "이 같은 특성상 수익률이 다소 낮더라도 손실 없이 안정적으로 운용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연금이나 기관의 경우 미미한 수익률 차이보다는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사모펀드에 투자 한다"면서 "금리상승기에는 아무래도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이런 부분까지 감안하고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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