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집값 하락 美 경제 '더블딥' 빠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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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8-02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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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앨런 그린스펀(사진)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ㆍFed) 의장이 미국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이중침체(더블딥)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1일(현지시간) NBC방송 대담 프로그램인 '언론과의 만남'에 나와 "미국 경제의 회복세 둔화가 마치 '반(半)침체' 상황 같다"며 "주택가격이 떨어지면 미국 경제는 제2의 침체를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가격이 안정을 유지하면 주택시장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상황을 피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제 전문가들은 집값의 '미세조정(스몰딥)'을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주택 판매 건수는 지난 6월까지 2개월 연속 감소했으며 시장에서는 향후 수개월간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의 주요 20개 대도시 주택가격을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케이스실러지수는 최근 미국 주택가격이 2006년 고점 대비 30% 가까이 하락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린스펀은 "집값이 현재보다 5~8% 더 하락할 수 있다"며 "가격이 현 수준에서 더 떨어지면 주택 소유자들이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상환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경우 주택 압류 건수가 늘어나 가격 하락을 부추길 것이고 경제 회복세에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린스펀은 미국 경제의 불균형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문제는 경제가 뒤틀려 있다는 점"이라며 "대형은행과 대기업, 퇴직연금(401k)에 8000억달러를 묶어두고 있는 고소득층이 경제 회복을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그린스펀은 지난달 블룸버그TV의 대담 프로그램인 '주디 우드러프와의 대화'에서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를 줄이려면 세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며 "고소득층에 대한 감세조치를 법에 따라 철회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날도 올 연말 종료되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감세정책이 폐기돼야 한다는 입장 재차 강조했다.

nvces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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