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박물관을 통해 각기 다른 문화권의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의 폭을 넓혔으면 좋겠어요. 박물관은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예술교육 분야는 일을 하면 할수록 확고한 신념이 생겨요."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는 교육학을, 박사과정으로 예술경영을 공부해 전형적인 '기획자' 과정을 밟았다.
그러던 그가 예술계의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 5월. '올해의 젊은 큐레이터' 1호가 된 것.
국립중앙박물관이 한국박물관 101주년을 맞아 올해 처음 제정한 이 상은 한국 박물관과 미술관의 새로운 100년을 이끌 젊은(45세 미만, 경력 10년 이상) 큐레이터를 발굴해 사기를 진작하고 독려하고자 제정됐다.
그는 저소득층 청소년과 다문화 가정 어린이를 위한 박물관의 역할에 관심을 갖고 프로그램 기획과 교육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실제로 홍 연구사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후원을 받아 '공존-다문화 이해를 위한 5가지 박물관 생각'이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은 딱딱한 설명과 그림만 나열하는 방법을 탈피, 스토리텔링을 도입해 학생들도 쉽게 읽을 수 있다.
또 아이들이 직접 그리고 만들어 볼 수 있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마련해 다문화가정 어린이가 많은 초등학교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학교 박물관은 영리를 추구하는 일반 박물관, 미술관, 갤러리, 화랑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보다 의미있는 기획전을 열 수 있죠. 예술작품은 최고의 소통 수단입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예술 작품을 감상하면서 서로 다른 의견을 듣고 수용하는 과정을 거치죠. 그래서 자연스럽게 다문화를 생각하게 됐어요. 아이들에게 차이는 '틀린'것이 아니라 '다른'것 뿐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홍 연구사는 박물관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다문화 프로그램의 경우, 아이들 교육에 관심있는 학부모 등 일반인들도 많이 찾습니다. 각 대학 소속 박물관마다 특성에 맞는 연구를 하고 이를 문화예술교육과 연계시켜 사회문제 등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돼야 합니다.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이 없는 박물관은 존재 이유가 없죠."
마지막으로 그는 "유물의 가치를 어떻게 연출하느냐에 따라 같은 유물이라도 그 가치가 달라진다"며 앞으로 비교문화를 주제로 특별전을 기획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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