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정밀화학이 동부CNI를 흡수ㆍ합병하기로 밝히면서 동부화재를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와 동부CNI-동부정밀의 합병 법인을 통한 산업지주 설립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9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부CNIㆍ동부정밀 합병법인이 보유하고 있는 동부제철과 동부건설 등 주요 자회사에 대한 지분율은 각각 13%와 11%다.
그러나 이후 대주주 일가가 보유한 이들 회사에 대한 지분이 합병법인으로 현물출자가 이루어질 경우 지분율은 31%와 32%, 즉 62%로 증가한다. 때문에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율 요건인 20%를 채우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다.
또, 다른 지주회사 전환 과정처럼 합병법인의 지주ㆍ영업회사 분리 후 주식교환이 없이 지주회사에 대한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자료: 한국투자증권> |
이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사 전환시 가장 큰 관심은 동부화재 등 금융계열사 처리 문제"라며 "금산분리완화 법안이 통과될 경우 동부CNI와 동부정밀 합병법인 자회사로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훈 연구원은 "현재 대주주의 동부화재 지분율이 26%에 달하고 있다"며 "때문에 지주ㆍ영업으로의 분리 후 주식교환을 가정해도 금융지주에 대한 안정적 지분율 확보가 가능해 금산분리완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도 합병 방안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김준기 회장 등 대주주 일가는 동부화재를 통해 금융사를 소유(지분율 31%)하고 있으며, 동부화재는 동부생명 39.5%, 동부증권 19.9%를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동부그룹 내 산업회사보다 금융회사들이 수익성과 시장위상 면에서 앞서있는 점도 별도 금융지주회사 설립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한편, 증권업계는 이번 동부그룹 금융-제조 분리를 통해 동부화재가 그간의 주가 할인 요인을 털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승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지배구조의 변화로 금융-제조를 분리, 금융사는 별도의 지주회사 체제로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그동안 동부화재가 그룹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하면서 주가 할인 이슈가 잦았다는 점에서 금융-제조 분리는 할인요인을 해소시킬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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