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경쟁사 떨구기 나선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0-08-11 13:14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최근 삼성전자의 D램 반도체 사업이 심상치 않다. D램 가격이 지난 4월을 정점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오히려 생산량을 크게 늘리고 있는 것. 
 
11일 업계와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D램 미세공정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PC용 D램은 40나노급 제품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30나노급 양산에 나섰다.
 
가격이 떨어지면 생산량을 줄여 수요공급을 맞춰왔던 D램 업계의 기존 생산전략을 180도 뒤집은 것. 때문에 업계에서는 지난 2008년부터 2년 이상 지속됐던 치킨게임이 다시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제2의 치킨게임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년전에는 삼성전자와 경쟁사의 기술격차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출혈경쟁이 벌어졌다”며 “삼성전자는 해외 경쟁사에 비해 2년 이상 공정 기술이 앞섰고, DDR3와 저전력, 읽기 속도 등 품질에서도 경쟁사와 차별화된 제품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쟁사와의 생산성 경쟁에서 앞섰고, 프리미엄 제품군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만큼 이들과 진흙탕 싸움을 벌이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올해 말까지 40나노급 D램 비중을 50%, 30나노급은 10%로 활대할 계획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33.4%였던 D램 점유율을 40%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지난 5월부터는 16라인 건설에 나섰다. 내년 상반기 완공되는 16라인은 12인치 웨이퍼 기준으로 월 20만장을 생산할 수 있다. 2005년 15라인 준공 이후 5년만에 신규라인을 세운 것 역시 생산량을 크게 늘리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
 
하지만 삼성전자의 이같은 공격 경영은 경쟁사들에게는 부담이 될 전망이다. 대다수 해외 경쟁사들은 아직까지 50~60 나노대 공정에 머물러있다. 삼성전자의 30나노급 공정에 비해 원가경쟁력에 두배 가까이 벌어진다.
 
제품의 품질력도 그 차이가 크다. 효율적인 DDR3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뿐이다. 여기에 같은 DDR3라 해도 저전력과 속도 등에서 해외 경쟁사들은 크게 뒤쳐져 있다.
 
결국 삼성전자는 공급망을 확대하면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나머지 D램 업체들은 공급과잉으로 인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닉스를 제외한 경쟁사들은 삼성전자의 기술 공세에 대응할 역량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때문에 삼성전자의 파상공세가 계속되고 D램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내년부터는 일부 경쟁사들이 퇴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D램 물량 공세는 결국 기술이 미흡한 일부 기업들을 퇴출시킬 정도의 위력을 갖고 있다”며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공격적인 공급확대가 단기적으로는 수익성 하락을 초래할 수 있지만 긴 안목으로는 경쟁사를 퇴출시킴으로써 시장지배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hn@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