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에 코스피 급락…향후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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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8-1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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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경기둔화를 공식적으로 언급하면서 글로벌 경기회복세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또 다시 부각되고 있다.

코스피 지수도 이런 여파로 연이틀 하락 마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당분간 조정을 거치겠지만 상승 추세에서 벗어났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리동결도 이같은 전망에 무게를 더했다.

◆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재확산

12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때 1800선 돌파 시기를 저울질하던 코스피는 전날에 이어 36.44포인트(2.07%) 하락하며 1721.75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불과 이틀 새 68.42포인트(3.82%) 가량 빠진 셈이다.

미국 다우지수는 11일(현지시간) 265.42포인트(2.49%) 크게 하락한 1만378.83에 거래를 마감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경기 회복세 둔화 언급에 이어 미국 6월 무역적자가 20개월 래 최고를 기록하면서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든 것이다.

아시아 증시도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전일 2%대 급락 마감했던 일본 닛케이지수는 이날 역시 전일대비 106.41포인트(1.15%) 내린 9186.44로장을 마쳤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0.36% 하락한 2598.24를 기록했고, 홍콩 항셍지수는 1.44% 내린 20987.10에 거래를 마쳤다.

중국 경제지표 부진과 영국 중앙은행의 성장률 전망 하향이 글로벌 회복세의 동반 둔화 우려를 높이며 부담을 가중시킨 탓이다.

중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기대비 3.3% 올라 21개월 최고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달 산업생산은 13.4% 늘어나는 데 그쳐 11개월래 최저 증가율을 나타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영국의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겠지만 지난 5월 예상했던 것보다는 느린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코스피 이대로 주저앉을까?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시가 조정을 거칠 전망이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상승 추세가 꺾이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이 투자심리를 안정화 할 것으로 전망되고, 최근 코스피를 끌어내리고 있는 외국인 매도 역시 혼조기의 진통 정도란 해석이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연 2.25%로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증권가는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적절한 조치로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하반기 물가상승에 대한 부담보다는 글로벌 경제지표에 대한 불안감이 더 크다"며 "전체 통계로 볼 때 물가 급등 요인은 크지 않아 보이기 때문에 금리 동결은 적절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양적완화정책을 통해 경기부양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소비가 둔화되고 있고 실업률 회복기미가 없는 상황에서 금리 동결은 투자심리를 안정화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란 설명이다.

또, 국내증시의 가격 수준이 경기와 기업의 이익확장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유동성이 급격히 이탈하거나 지수가 추가로 조정될 가능성은 작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외국인들이 거세게 팔아치우고 있는 IT와 자동차업종은 실적 전망치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그 근거로 꼽혔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약세 흐름 속에 IT와 자동차 등 핵심들의 반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관건은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는 핵심주들이 경기적인 요인까지 가격에 반영됐는지 여부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외국인과 투신권의 매도는 전기전자 업종에 집중됐는데 IT업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맞물린다"며 "하지만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과정에서 별다른 조정이 없었던 만큼 이슈를 빌미로 한 조정의 성격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가 정도를 넘어 하락했을 경우도 대비하라고 조언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는 큰 폭의 하락세보다는 단기 물량소화 과정을 나타낼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증시도 중요한 분기점에 놓인 만큼 단기지지력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외국계 증권사들 역시 잇달아 내년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도이치증권은 내년 코스피가 2150포인트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증권사는 "한국 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선전하며 경쟁력을 입증했고,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이 내년까지 이어져 지수 상승의 견인차 구실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2200포인트를 전망했다.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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