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포커스]日 '엔고 몸살'…美, 더블딥 우려…중국만 '함박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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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8-16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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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엔화 초강세 행진에 2위경제대국 자리 뺏겨 中 디플레이션-더블딥 우려 커져 中, 민간투자-수출순항...긍정적

(아주경제 강소영·신기림 기자)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 구조가 재편되면서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세계 3대 경제대국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과 함께 세계 경제의 핵심축을 이뤘던 일본은 중국에 세계 2위 경제대국 자리를 내주었는가 하면, 미국 경제 역시 무역역조 심화와 이중침체(더블딥) 우려로 고전하고 있다.

반면 중국 경제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성장 둔화 우려를 떨쳐내며 하반기에도 승승장구할 전망이다.

◇日, '잃어버린 10년' 쳇바퀴 도나
16일 일본 내각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2ㆍ4분기(4~6월)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 0.1%로 전망치인 2.3%를 크게 하회했다. 같은 기간 GDP 규모도 1조2880억 달러에 그쳐 중국의 1조3390억 달러를 밑돌았다.

시장에서는 누적된 재정적자와 고령화, 주식시장 폭락 등을 감안할 때 일본 경제 성장세의 급격한 둔화는 이미 예견됐던 것이라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전문가들은 올해 일본 경제의 성장률이 2%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엔화의 초강세 행진 역시 일본 경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15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며 도요타와 혼다, 소니와 같은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ㆍ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 뉴욕 시장 종가 대비 0.58% 떨어진 85.70엔까지 밀렸다.

외환시장에서는 엔고 현상이 연말까지 이어지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스터 엔'으로 불리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대장성 국제금융담당 재무관은 전날 블룸버그통신에서 "엔고는 미국 경제가 휘청거리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데 따른 현상"이라며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오를 수 있다"고 내다보았다.

때문에 그는 엔화 강세를 저지하기 위한 일본 정부의 환율시장 개입 여지도 좁다고 지적했다. 국제사회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데다 과거처럼 엔화를 내다 파는 방식으로 시장에 개입하기에는 재정적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美, 더블딥 수렁 빠지나
미국에서도 경기가 급격히 냉각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경제가 이미 디플레 국면에 빠져들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 가장 크게 염려하고 있는 것은 미국 경제의 더블딥 가능성이다.

미국의 민간 경기예측단체인 경기순환연구소(ECRI)의 락슈먼 에추던 소장은 전날 뉴욕타임스(NYT)와의 회견에서 "미국 경제가 경기순환곡선의 매우 중요한 지점에 와 있다"며 "지난해 여름 시작된 경기회복세가 최근 분명하게 둔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다시 침체로 빠져들지 여부는 올 가을에나 판단할 수 있겠지만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가 경기 둔화를 공식 인정했듯이 이대로 가면 올 겨울 미국 경제의 하강을 보여주는 지표가 드러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에추던은 다만 경기침체 징후가 보이면 연준이 9월이나 10월에 추가 부양에 나설 것이 분명한 만큼 상황이 비관적이지만은 않다고 지적했다.

주식시장에서도 더블딥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경기에 민감한 중소형주(스몰캡)가 최근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는 것. 높은 변동성과 낮은 현금자산 보유로 대형주에 비해 훨씬 더 위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스몰캡의 선전은 상승장을 예고하는 신호로 파악돼 왔다.

그러나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스몰캡의 실적을 반영하는 러셀2000지수는 연준이 미국의 경기 둔화를 공식 표명한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6.4%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3.9% 하락하는 데 그쳤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의 빌 그로스 회장은 6월 499억 달러에 달하는 등 늘어나고 있는 무역적자가 미국 GDP를 깎아먹고 있다며 미국 경제가 디플레를 수반한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이 25∼35%에 달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中, 하반기 경제 파란불
중국 경제는 올해 하반기 성장세가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순항할 전망이다. 민간투자가 늘고 수출구조 개선 및 지역경제 균형 발전이 이뤄지고 있는 데 따른 긍정적인 신호가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증권보는 이날 중국이 '고속발전기'에서 '안정발전기'로 진입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양호한 경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7월 거시경제 지표를 보면 공업생산과 투자규모 및 수출증가세가 다소 둔화되긴 했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자연스런 과도기적 현상으로 풀이하고 있다. 중국 경제가 하반기에 둔화돼도 올해 성장 목표인 '바오빠(保八ㆍ8%대 성장)'는 달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선 '신36조(공공부문 건설에 민간투자를 허용하는 정책)'의 시행으로 민간투자가 늘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7월까지 민간투자 규모는 중ㆍ대도시 및 진(鎭ㆍ우리나라의 읍에 해당)급 도시 고정자산의 52%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7%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민간투자 증가율도 39.1%에 달했다.

수출구조 또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천더밍 중국 상무부 부장은 최근 농업ㆍ경공업ㆍ자동차 및 부품 등 전통 수출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하이테크산업 기반을 육성하고 국가급 디자인 센터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의 지역 경제발전 균형계획도 실효를 거두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전역에서 GDP 증가 속도가 빠른 상위 10개 도시 중 하이난섬(海南島) 관광지역과 톈진(天津)을 제외하고는 모두 중ㆍ서부 지역 도시들이었다.

GDP 총액에서도 서부와 중부 지역은 동부 지역을 추월하고 있다. 서부의 GDP 총액은 전년 대비 33% 증가한 6000억 위안, 중부는 29% 늘어난 6300억 위안을 기록했지만, 동부 지역 GDP 총액은 2조800억 위안으로 1년 전에 비해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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